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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 <4> 누구의 말을 들을 것인가

'목표 고객'이 왕이다

이용자 모두 만족시키겠다는 건 욕심

목표 고객 만족도 제고에 초점 맞춰야

조성주 KAIST 경영대학 교수

조성주 KAIST 경영대학 교수

드디어 ‘사진정리 앱’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지만 저장된 사진을 정리하기가 불편하다는 데에서 착안한 서비스다. 실제 서비스가 론칭되자 고객들로부터 다양한 피드백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시작 버튼이 잘 안 보여요. 조금 더 크게 만들어 주세요.”

“사진마다 입력할 수 있는 키워드 갯수를 늘려주세요.”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에 연동시켜 주세요.”

핵심 기능은 모두 들어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고객 요구 사항은 예상보다 많았다. 대부분 추가 개발을 하면 되는데, 문제는 요구 사항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과 이용자마다 서로 다른 사항을 요청하는 경우다. 내부에서도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의견이 엇갈렸다.

사업에서는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고객이 왕이라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왕이 너무 많다. 어떤 왕은 빨간색 버튼을 원하고, 어떤 왕은 파란색 버튼을 원한다. 가만히 보면 왕말고 왕자, 공주도 있는 것 같다. 어느 나라 왕의 말을 들어야 할까?



대답은 자명하다. 회사가 목표하고 있는 나라의 어명(御命)을 받아야 한다. 그들을 ‘목표(target) 고객’이라고 부른다. 사진정리 앱을 만들었을 때 목표로 하는 고객이 있었을 것이다. 혹시라도 이런 생각을 안 해 봤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 앱을 가장 필요로 하는, 가장 좋아할 만한 사람들의 군집 말이다. 스마트폰 기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사람이 많은 20대 초반 남성군인지, 디자인과 감성에 치중하는 사람이 많은 10대 후반 여성군인지, 최대한 쉬운 사용법이 필요한 중장년군인지. 대상 고객에 따라 디자인 컨셉, 기능 사용을 위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글자 모양과 크기까지 달라질 것이다.

처음 개발할 때는 목표 고객을 염두해 두고 만들었어도 실제 사용은 목표 고객만 설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고객들이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할 것이다. 오히려 목표 고객층이 아닌 층에서 더 많은 의견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그들을 대상으로 최적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때 회사는 중심을 잡고 목표 고객의 요구를 최우선 반영해야 할 것이다. 수동적으로 반영하는 수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고객을 관찰하고 물어보며 보완해야 한다. 그들의 만족도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목표 고객을 만족시킨 후, 시장 확장 차원에서 기능을 추가하든지, 용도가 다른 서비스를 내놓든지, 프리미엄 서비스를 내놓든지 하는 것이 좋다. 이용자 모두를 만족시키겠다고 이 기능, 저 기능 다 넣으며 욕심을 부렸다가는 목표 고객마저 만족 못하는 그저그런 서비스가 될 수 있다.

오늘날 페이스북은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되었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이 아니다. 최초의 페이스북은 하버드 대학생부터 시작했다. 이들이 충분히 만족하자 인근 대학으로 확장시켜 나갔다. 핵심 고객이 확실히 만족해야 성장이 수월하다. 그러기 위해서 목표 고객에 집중해야 한다.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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