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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수요자에 귀기울이는 중기정책 필요하다


김경만 본부장


지난 4월29일 재보궐선거가 여당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선거의 판도는 야당 쪽으로 흘러가는 듯했으나 실제 유권자의 선택은 사뭇 달랐다. 그렇다면 전반적인 악재에도 불구하고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여당은 새줌마로 대표되는 지역 일꾼론을 내세우며 실제 선거 수요자인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노력했다. 이것이 선거 승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요즘 핵심을 놓치는 광경이 종종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유사·중복 정부사업 통폐합 건을 들 수 있다. 예산절감도 좋고 지원정책 성과 제고도 좋다. 하지만 핵심이 빠져 있다. 실수요자의 목소리는 배제되고 탁상에서 통폐합이라는 문구 그 자체에 역량을 쏟아부은 보고서가 작성되고 있다. 단적으로 보고서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중소기업청·방위사업청 등이 운영하고 있는 수출 지원사업 중 해외 전시회 지원사업을 산업부로 통합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현재 해외 전시회 지원사업은 최종 수요자에 따라 기업 규모별, 산업별 또는 지원 방식별로 가장 최적화된 지원을 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지원 특성을 배제한 획일적 통합이 능사는 아니다. 오히려 최종 수요자군에 맞춘 다양화를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또 예산절감을 위한 통합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올해 중소기업 지원 총예산(7조8,000억원) 가운데 해외 전시회 지원 등을 포함한 수출촉진 지원사업 예산(1,200억원)은 2%에 불과하다. 유사·중복 대상인 해외 전시회 지원사업만 놓고 보면 그 비중은 훨씬 낮아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중소기업 수출 활성화를 위한 희망사항 1위가 해외 마케팅 지원예산 확대(78.2%)다. 한마디로 해외 전시회 지원사업의 예산은 늘리면 늘렸지 줄일 부분은 없어 보인다.

'세이공청(洗耳恭聽)'이라는 말이 있다. '남의 말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귀담아듣는다'는 뜻이다. 책상 앞에 혼자 앉아서는 무엇이 유사이고 어떤 것이 중복인지에 대한 답을 써내려 갈 수 없다. 답을 찾고자 한다면 의자를 한 개 더 놓고 남의 말도 한번 귀담아듣는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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