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경제수필] 공기업 개혁과 백개의 관

崔 禹 錫 (三星경제연구소 소장)요즘 모두들 개혁이라는 말을 너무 많이 쓰는데 그렇게 조자룡(趙子龍) 헌 창 쓰듯 하다가 개혁의 본뜻이 흐려질까 걱정된다. 개혁이란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전력투구해도 될까말까한 일이다. 지금 중국의 경제개혁을 총 지휘하고 있는 주룽지(朱鎔基)총리의 경우를 보면 그걸 잘 알 수 있다. 86년 朱총리가 국가경제위원회의 차관급으로 있으면서 전국 공장, 광산의 품질향상책임을 맡았을 때의 일이다. 맨 먼저 중국 유명상품들의 품질검사에 착수했는데 첫번째로 오성(五星)맥주가 걸려 들었다. 3일동안 공장문을 닫고 품질검사체제를 다시 만들어 재검사를 받으라는 통지를 보냈다. 오성맥주에선 난리가 났다. 청도(靑島)맥주와 더불어 중국의 2대 맥주명문으로 이름을 날리던 오성맥주의 자존심에 관한 문제였다. 관광호텔에 외국인용으로 납품하고 동남아 수출까지 하던 터였다. 사흘동안 공장을 닫으면 수출손실만도 100만 달러가 넘는다. 그래서 공장을 계속 돌리면서 검사체제를 정비하겠다고 요청한다. 주룽지는 전국적 품질검사가 성공하려면 오성부터 잡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강경히 밀어부친다. 오성측은 할 수 없이 당시 조자양(趙紫陽)총리에게 직소한다. 趙총리는 오성맥주가 입을 타격, 외화손실 등을 감안하여 무척 고민한다. 심사숙고 끝에 총리는 오성측에 직접 전화를 걸어 주룽지의 재검사를 받을 것을 지시한다. 이 소문이 나자 전국의 공장들은 완전 비상이 걸리고 품질향상작업은 상승궤도를 타게 된다. 朱차관이나 趙총리나 행동으로 개혁을 실천한 것이다. 朱총리가 최근 들어 가장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중국의 국영기업 개혁이다. 방만한 국영기업을 개혁하지 않고는 중국경제의 장래가 없다는 신념아래 개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개혁작업을 출범시키면서 책임자들을 모아놓고 『국영기업개혁을 완수하려면 백개의 관(棺)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는 나의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런 비장한 결심에도 불구하고 국영기업개혁이 지지부진하다. 오랜 사회적 적폐와 관습, 또 기득권층의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공산당 일당독재를 하는 중국에서 당서열 3위의 실력자가 강철같은 의지로 밀어부쳐도 마음대로 안되는 것이 국영기업 개혁이다. 공기업 개혁이란 결코 만만히 볼 작업이 아닌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