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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칼럼/9월 13일] 엎치락 뒤치락 세계경제

미국과 세계경제가 더블딥에 빠져들 것인가 아니면 회복세로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경제학자들의 견해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인 경제지표들이 나오면 회복되는 듯 보이다가도 부정적인 지표가 나오면 바로 증시가 하락하고 더블딥 논리가 힘을 받는다. 금융위기 이후 이 같은 싸이클이 반복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현재와 과거의 데이터로 미래를 예측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례적인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는 상태로 글로벌 경제를 전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 과거 경제위기와의 차이를 되돌아보면 그나마 안갯속에 갇힌 것 같은 시야가 보다 뚜렷해질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위기는 경기과열로 자산거품이 생기고 거품이 가라앉으면서 안정을 찾고 다시 일정기간이 지나 회복되는 사이클로 진행됐다. 이에 비해 이번 금융위기는 겉으로는 부동산가격 하락이 위기를 촉발했다는 점에서 과거와 비슷해 보이지만 이면에는 상당히 많은 다른 점들이 있다. 미 금융기관들은 지난 1980년 중반부터 규제완화, 정보기술(IT)의 발달과 투자, 글로벌화에 힘입어 경기 사이클과 상관없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대형화됐다. 많은 금융기관은 1980년 후반부터 파생상품 투기화 경쟁을 벌이며 천문학적인 파생상품시장을 만들어왔다. 실물 가치가 뒷받침되지 않는 파생상품시장의 몰락은 마치 천문학적인 분식회계나 위조지폐를 발행한 것처럼 금융기관과 금융시장에게 커다란 빈 구멍을 만들었다. 또 대형금융기관의 몰락으로 금융시장은 밑 빠진 독으로 전락했다. 이러한 파생상품시장의 몰락과 이에 따른 빈 구멍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위기는 과거 경제위기와 큰 차이가 있다. 또 미국과 유럽은 몰락하는 금융시장에 엄청난 공적자금을 투입해 간신히 유지시켰다. 이러한 과도한 공적자금 투입은 미국과 유럽 경제에 또 다른 리스크로 대두되고 있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국가부채가 너무 크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차입을 해 재정불균형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가장 많은 공적자금을 금융위기에 투입했고 과다한 국가부채를 안고 있다. 언제든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는 셈이지만 자국의 화폐인 달러를 차입하거나 찍어내 재정적자를 메울 수 있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불확실할수록 역설적으로 달러의 가치와 경제는 안정적인 방향으로 간다. 따라서 지금 미국의 부채 자체가 유럽 국가와는 달리 몇 년 사이에 심각한 위기를 야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또 다른 커다란 불확실성은 금융위기가 완전히 치유됐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앞서 말 한 것처럼 과연 금융기관들의 엄청난 부실이 다 메워진 것인지 여전히 알 수 없다. 금융시장도 여기에 많은 의구심이 있기 때문에 조그만 악재만 터져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미 정부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려 노력할 것이다. 이에 따라 이 문제로 더 이상의 금융시장 폭락 사태는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부채 규모와 금융위기의 치유 정도에 따라 국가별로 금융위기의 두 번째 단계가 다르게 전개될 것이다. 미국 경제를 보면 향후 5년 정도는 V자도 더블딥도 아닌 꼬리가 긴 루트형( ) 으로 갈 것이다. 즉 금융위기로 폭락한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되는 선에서 침체도 폭락도 아닌 평평한 기울기로 유지될 것이다. 마치 해일이 지나간 자리에 마른 부분이 비춰지면 잠시 경기가 회복되는 듯 보이지만 젖은 부분이 다시 노출되면 또다시 두려움에 휩싸여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을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는 성장도 침체도 아닌 평평한 현상이 이어질 것이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 소수의 경쟁력 있는 국가를 제외하고는 국가부채에 따른 재정불균형을 쉽게 해결하기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재정불균형에 따른 경기하강 침체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며 산업경쟁력이 약한 나라들은 경제 파탄에 이르는 경우도 여럿 나타날 것이다. 다만 한국과 아시아, 다른 이머징 국가들은 일단 국가부채가 상대적으로 적고 또 금융위기에서 유동성위기로 고통이 컸지만 지금은 벗어났기 때문에 그 나라의 산업경쟁력에 따라 성장률은 다르지만 상당 기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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