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시기의 문제일 뿐,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신호를 꾸준히 시장에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금리 상승기에 수익을 노릴 수 있는 뱅크론(Bank Loan) 펀드에 투자할 때입니다."
알렉스 유(사진) 프랭클린템플턴 부사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뱅크론의 이자는 시장 금리변동에 실시간으로 연동되기 때문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나타난다"며 지금이 뱅크론 투자 적기라고 강조했다.
시니어론(Senior Loan)이라고도 불리는 뱅크론은 은행들이 부적격 신용등급 기업에 대출할 때 발행하는 채권이다. 기준금리에 스프레드(발행사의 부도위험에 따라 결정되는 가산금리)를 더해 최종 금리가 결정된다. 기준금리로는 3개월짜리 리보금리(Libor·런던 은행 간 거래 시 사용되는 금리)가 주로 활용되고, 리보금리는 시간에 따라 변동되는 특징이 있다.
유 부사장은 "정확하게 산술적으로 나타낼 수는 없지만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가 0~0.25%인데 리보금리가 0.33%이고, 과거 미국 기준금리가 6%대였을 때 리보금리도 비슷한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만큼 리보금리도 오른다고 볼 수 있다"며 "미국이 25bp(1bp=0.01%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순차적으로 인상하는 과정에서 뱅크론의 이자도 올라 펀드 수익률이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보통 듀레이션(원금이 회수될 때까지 남은 기간)이 길면 금리 인상에 따른 가격 하락폭이 크지만, 뱅크론은 3개월짜리 리보금리와 연동되기 때문에 듀레이션 리스크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뱅크론 펀드에 단기투자하면 금리 인상 효과를 볼 수 없다. 뱅크론의 이자를 산정할 때 기준금리가 지나치게 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1~1.5% 정도의 리보금리 하한선(리보플로어·Libor floor)을 둔다. 프랭클린템플턴이 투자하고 있는 뱅크론의 리보플로어는 대부분 1%로 리보금리가 1%가 되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1%로 산정한다. 따라서 미국 기준금리가 0.25%씩 한 두 차례 오르더라도 리보금리는 여전히 1%를 밑돌게 되기 때문에 금리 인상 효과가 반영되지 않는다. 결국 리보금리가 1% 넘어설 때까지 중장기로 투자해야 금리 인상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유 부사장은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올해부터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기존 대비 1%포인트 인상하고 이후에도 대세적인 상승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지금 투자한다면 내년쯤에는 본격적인 투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가 주목받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뱅크론 펀드의 금리에 맞춰져 있지만, 사실 뱅크론의 가장 큰 매력은 이자가 높으면서 안정성까지 갖췄다는 점이다. 연 지급이자가 6% 수준으로 투자등급 기업이 발행하는 하이일드채권과 비슷하지만, 선순위 담보 채권이기 때문에 발행기업이 부도가 나도 채무가 상환될 가능성이 높다. 유 부사장은 "은행이 뱅크론을 발행할 때 부동산·장비·재고·미수금·주식 등 담보를 확보한다"며 "담보가 은행에 우선적으로 제공되는 데다 만기 전에 원금이 상환되는 경우도 있어 일반 하이일드채권에 비해 원리금 회수율이 높다"고 강조했다.
뱅크론도 회사채이기 때문에 발행사의 부도율에 따라 수익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유가 폭락의 직격탄을 맞고 에너지 기업들의 부도율이 올라가면서 하이일드채권형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시장 금리가 극단적으로 상승해도 기업의 부채상환 부담이 커져 채권 부도율이 올라갈 수 있다.
유 부사장은 이 같은 리스크에 대해 "뱅크론 발행사의 장기 평균 부도율은 2.5%이지만, 현재는 1.2%로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며 "부도율이 낮기 때문에 발생사들이 원리금 상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채권운용팀과 별도로 운영되는 기업 분석팀이 독립적으로 판단해 부도율이 지나치게 높거나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은 투자대상에서 제외한다"며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고는 매년 펀드가 플러스 수익을 기록할 만큼 안정성을 중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부사장은 금리 상승기를 맞아 뱅크론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공급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호재라고 지적했다. 유 부사장은 "미국 정부는 은행이 부채비율이 자본금의 5배를 넘는 기업에 뱅크론을 추가로 발행할 수 없도록 규제를 강화했고, 기업들은 금리 인상 부담 때문에 뱅크론 대신 하이일드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편을 택하고 있다"며 "뱅크론 가격이 오르면서 펀드 수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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