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돈’을 풀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어드는 등 경제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위안화 추가절상 압력을 희석시키기 위한 다중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 ‘돈’ 푼다= 14일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8월 통화량은 총 228조1,3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했다. 이는 전월의 16.3%보다 1.0% 포인트 높은 것이며 지난해 3월(19.11%) 이후 1년5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또 정부의 통화량 억제선 15%를 석 달째 넘어선 것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3년 중반 이후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통화억제정책을 취해 왔다. 중국의 통화량이 이처럼 크게 늘어나자 전문가들은 이제 더 이상의 긴축정책은 없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통화량중 상당액이 위안화 절상 압력을 줄이기 위한 외환 정책에 사용되지만 벌써 3개월째 정부의 통화억제선을 넘어섰다는 점은 통화 감축 압력이 그만큼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 씨티그룹의 황 위핑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신용긴축정책을 조금씩 완화하고 있다”며 “그리고 이제 더 이상 긴축모드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단언했다. ◇중국경제 연착륙 자신감=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달에 비해 0.1% 포인트 하락하기는 했지만 16.0%를 기록해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올들어 8월까지의 누적 증가율도 16.3%에 달했다. 이는 미국보다 5배나 웃도는 것이며 최근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인도에 비해서도 2배나 된다. 반면 소비자물가(CPI)는 1ㆍ4분기 이후 지속적인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8월 CPI는 1.3%에 불과했다. 지난 2003년 3월(1.1%) 이후 2년5개월만에 최저치다. 더욱이 CPI는 지난 4월 이후 5개월동안 1%대의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 경제지표의 긍정적 흐름은 전문가들의 중국경제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분석되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가시면서 연착륙 가능성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증권의 벤 심펜도르퍼 이코노미스트는 “생산이 강한 성장세를 타고 있고 인플레이션도 낮은 수준”이라며 “모든 것이 정부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연착륙을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주장한다. 리먼브라더스의 롭 서바라만 이코노미스트는 “생산은 여전히 급증세를 보이고 있고 무역 수지도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중국경제가 조금도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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