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최고의 샷은 역시 빌 하스(29ㆍ미국)의 ‘사생결단’ 샷이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홈페이지는 26일 올 시즌을 정리하면서 하스가 지난 9월 말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선보인 워터해저드 샷을 최고의 장면으로 꼽았다. 홈페이지는 “하스는 이 샷으로 우승해 거금을 거머쥐는 동시에 생애 처음으로 프레지던츠컵(미국과 인터내셔널팀의 대항전) 대표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고 설명했다. 하스는 당시 헌터 메이헌(미국)과의 연장 두번째 홀(파4)에서 세컨드 샷이 워터해저드에 반쯤 잠겼지만 한쪽 발을 물에 담그고 회심의 샷을 했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날아간 볼은 핀 1m 내에 붙었고 파를 세이브해 위기를 넘긴 하스는 세번째 연장전(파3)에서 역시 파를 적어내며 보기에 그친 메이헌을 꺾었다. 절체절명의 샷이 우승상금 144만달러에 페덱스컵 보너스 1,000만달러까지 안긴 ‘잭팟’ 샷으로 둔갑한 것이다. 홈페이지는 찰 슈워즐(27ㆍ남아공)의 4월 마스터스 우승 순간과 마스터스에서 통한의 역전패로 충격이 클 법했던 로리 매킬로이(22ㆍ북아일랜드)가 70일 만에 US오픈에서 8타 차의 완벽한 우승을 일군 장면도 이번 시즌 하이라이트로 꼽았다. 또 54차례 메이저대회 출전 만에 브리티시오픈을 제패한 대런 클라크(43ㆍ북아일랜드)도 포함시켰다. 미국 PGA 투어는 미국 선수의 18개월 ‘메이저 무관’을 끝낸 키건 브래들리(25)의 PGA 챔피언십 우승도 높게 평가했다. 당시 미국 골프의 자존심을 살린 브래들리는 ‘처비 슬램’을 저지한 것으로도 화제가 됐다. 처비 슬램은 거물 에이전트인 처비 챈들러가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선수들이 4대 메이저대회를 석권할 뻔했던 일을 가리킨다. 최근 매킬로이가 결별을 선언하기 전까지 슈워젤과 매킬로이, 클라크는 모두 챈들러 사단에 속했다. 이밖에 62세 톰 왓슨(미국)의 브리티시오픈 홀인원, 정규투어 최종전에서 루크 도널드(34ㆍ잉글랜드)가 연출한 상금왕 대역전 드라마 등이 올 시즌을 빛낸 명장면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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