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보(27~44) 최철한은 행마의 감각을 조훈현에게 배웠다고 한다. 행마뿐만 아니라 착상의 감각도 조훈현과 비슷하다는 것이 그를 관찰한 사람들의 공통된 견해다. 실전보의 흑27은 조훈현류. 상대방이 두어서 절호점이 될 듯한 자리는 무조건 역으로 점령하고 본다는 요령이다. 참고도1의 흑1이 상식적인 행마지만 백이 2, 4로 상변의 진용을 깨끗하게 정비하고 나면 흑의 행보만 막막해질 것이다. 백28로 붙인 수는 창하오의 행마 감각도 절정 고수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급격한 접전으로 상변의 백대마를 안정시키겠다는 작전이다. 흑으로서는 아래쪽에 흑 2점이 미생마로 떠있는 상황이므로 상변쪽에서 공연한 몸싸움을 하기 싫은데 백은 흑에게 몸싸움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미생마 근처에서 싸우지 말라’는 기훈을 잘 아는 최철한으로서는 상당히 괴로운 입장이다. 사이버오로 해설실의 서봉수는 참고도2의 흑1 이하 12를 그려보이다가 슬그머니 지우면서 말했다. “이 코스는 백이 편해 보입니다. 철한이가 이렇게 두지는 않을 겁니다.” 흑29는 표독한 저항. 최철한은 37, 39로 팻감을 만들고 승부패를 결행했지만 창하오는 노타임으로 44에 때려내 버렸다. (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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