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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인 이슈] 일본 민주당 새 대표 하토야마 유키오

'라이벌家' 아소 다로와 9월선거 격돌… 정권교체 이뤄낼까<br>60년전 할아버지들 이어 '손자들 대결' 관심 증폭속<br>여론조사서 지지율 앞서 '차기 총리 1순위'로 부상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대표로 선출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9월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 55년 독주시대에 종지부를 찍겠다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60년에 걸친 가문의 격돌 !!'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ㆍ62) 민주당 간사장이 일본 제1 야당의 사령탑으로 선출되자 현지 언론들은 자민당에서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보다 두 정치 가문의 격돌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하토야마 민주당 대표의 상대는 자민당 총재를 겸하고 있는 아소 다로(麻生太郞ㆍ68) 총리. 하토야마 대표와 아소 총리 모두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하토야마 대표는 4대, 아소 총리는 3대를 이어온 세습 의원. 더구나 이들의 할아버지들은 60년 전 세기의 대결을 벌인 바 있어 오는 9월 중의원 선거 무대는 두 라이벌 정치가문의 재격돌 장이 될 것이란 점에서 세인의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하토야마 대표의 할아버지인 하토야마 이치로(鳩山一郞)와 아소 총리의 외조부인 요시다 시게루(吉田茂)는 40~50년대 일본 정계를 대표하는 양대 실력자였다. 하토야마 이치로는 46년 자유당을 이끌며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하지만 총리 자리에는 오르지 못한다. 그는 총리 취임 직전 군국주의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연합군에 의해 모든 공직에서 추방됐다. 하토야마 이치로를 대신해 총리에 오른 인물이 요시다 시게루. 요시다는 46~47년, 48~54년 등 7년간 총리에 재직하며 장기 집권한다. 하토야마 이치로는 이후 54년 공직 추방 조치가 풀리면서 명예회복에 나선다. 민주당을 만든 그는 자유당 내 측근을 이용해 당내 반(反) 요시다 세력과 손잡고 55년 자민당을 탄생시킨다. 하토야마 이치로는 이후 3년간 총리를 지냈으며 자민당 독주시대를 연다. 55년이 지난 지금, 손자(하토야마 유키오)가 할아버지(하토야마 이치로)가 만들고 자신이 몸담았던 자민당을 무너뜨리기 위해 전장에 나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을 이끌게 된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는 오는 9월 실시되는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에 승리하기 위해 필승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하토야마 대표는 하지만 "아소 총리와 비교되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크게 의식하지는 않는다"면서 가문의 대결이 관심거리가 되는 것을 경계하는 눈치다. 하토아먀의 이 같은 반응은 지역구를 자식에게 대물림하는 세습정치에 대한 일본인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세습 정치인들은 서민들의 삶과는 거리가 먼 정치 귀족들이다. 온실 속 화초처럼 귀공자로 자란 이들이 서민들의 삶을 제대로 읽을 리가 없다. 더구나 일본의 금권 정치는 이들 지역세력과 유착된 세습 정치로 인한 폐해다. 세습 정치는 일본 정치 무대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현재 자민당은 소속의원 중 37%가 세습 의원이다. 현 내각에는 아소 총리를 포함해 대신 18명 중 11명이 세습 정치인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아베 신조(安倍晋三),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등 전임 총리 역시 모두 세습 의원 출신이다. 정권 교체가 지상 명제나 다름 없는 하토야마 대표에게 세습 정치는 반드시 벗어야 할 구태다. 민주당은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지역구 세습 금지'를 공약으로 내걸고 자민당의 아킬레스 건을 공격할 계획이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간사장은 법을 제정해 지역구 세습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하토야마 대표 역시 지역구 세습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토야마 대표는 도쿄 출신이면서도 86년 홋가이도(北海道)에서 출마해 내리 7선을 기록한 관록을 자랑한다. 특히 93년 친정인 자민당을 탈당해 신당 '사키가케'에 참여했으며 지난 96년 간 나오토(菅直人) 전 대표와 민주당을 창당한 뒤 민주당 대표, 간사장 등을 지냈다. 이 같은 화려한 경력은 종전의 세습 의원들과 스스로를 차별화 시키는 요인이다. 하지만 하토야마 대표 역시 다른 세습의원처럼 가문의 후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다. 할아버지인 하토야마 이치로(鳩山一郞)에 이어 그의 아버지 하토야마 이이치로(鳩山威一郞)는 외상을 역임했으며 증조부인 하토야마 가즈오(鳩山和夫) 역시 귀족원(현 참의원)을 지냈다. 자민당에 몸담고 있는 친동생 하토야마 구니오(鳩山邦夫)는 총무상이다. 재력 또한 남부럽지 않다. 그의 모친은 세계적인 타이어 제조업체인 브리지스톤 창업자의 장녀다. 하토야마 대표에겐 '오자와의 꼭두각시'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다.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대표는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로 낙마했다. 취임 일성으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 일본을 대청소하겠다"고 밝힌 하토야마 대표에게 오자와 전 대표는 반드시 청산해야 할 금권정치의 전형인 셈이다. 하지만 그는 오자와를 중책인 선거담당 대표 대행에 앉혔다. 오는 9월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선거의 달인인 오자와가 필요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오자와는 지난 3년간 민주당을 이끌었고 2007년에는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에 뼈아픈 패배를 안긴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자민당 간사장은 하토야먀가 당선되자 "오자와 체제가 계속 될 것"이라며 화살을 날렸다. '계파 옹립',심지어 '오자와의 괴뢰'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오자와와 하토야마의 권력 분점을 러시아의 푸틴 총리와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관계에 빗대기도 한다. 장치 평론가인 모리타 미노루는 "모든 것이 오자와가 계획한 대로 이뤄졌다"면서 "오자와는 민주당의 푸틴이 됐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하토야마의 민주당'은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 18일 발표된 아사히, 마이니치, 요미우리 등 신문사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2월 수준의 지지율을 회복하며 자민당을 1~7%포인트 앞섰다. 하토야마는 일약 '차기 총리 1순위'로 떠올랐다. 교도통신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절반에 가까운 43.6%의 응답자가 하토야마의 손을 들어준 반면 아소 다로 현 총리를 지지한 응답자는 32%에 그쳤다. 마이니치신문의 조사에서도 하토야마 34%, 아소 21%로 10% 이상 격차를 보였다. 오자와에 비해 '카리스마'가 약하고, 오카다에 비해 '개혁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하토야마 대표가 다양한 이념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민주당을 결집시켜 9월 선거에서 반세기가 넘는 자민당의 독주시대를 무너뜨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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