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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보-제5보

낙관이 혼돈을 불렀다제5보(45∼60) 「큰 승부에 명국 없다」는 말이 있다. 명국이란 쌍방이 최선의 수만 찾아서 둔 그야말로 흠잡을 데 없는 대국보를 말한다. 그런데 큰 타이틀과 큰 돈이 걸리면 대국 당사자들은 기묘한 흥분상태가 되어 가지고 갖가지 실수를 연출하게 되며 대국보는 다분히 부끄러운 것이 되는 수가 많다. 결국 승부는 어느 쪽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하느냐에 좌우된다. 또 상대방이 큰 실수를 하더라도 그것을 제때에 포착하여 응징하지 못하면 실수는 그대로 묻혀지게 마련이다. 자기는 결정적인 실수를 하지 않으면서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잡아내는 쪽이 월계관의 임자가 되게 마련이다. 이 바둑은 그러한 승부의 속성을 너무나도 잘 증명해 주는 한판이었다. 백50은 완착. 참고도의 백1로 젖히는 것이 최선이었다. 흑4로 반발할 때 슬쩍 손을 돌려 백5로 맛좋게 귀를 지킨다. 흑6에는 패로 반발하는 척하다가 재빨리 백11·13으로 실리를 챙기는 방향(10은 패따냄)으로 변신한다. 이 코스였으면 확실히 집으로 따돌릴 수 있었다는 것이 우칭위엔의 지적이었다. 노승일·바둑평론가 입력시간 2000/05/1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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