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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수익추구와 재미추구 투자의 차이

김도현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연구위원


1960년대 미국의 한 대학에서 어린이 600명을 대상으로 참을성과 관련된 실험을 했다. 실험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두 개의 선택을 할 수 있다. 하나는 맛있는 과자 한 개를 지금 당장 받아먹을 수 있는 선택이고 다른 하나는 15분을 기다린 후 과자 두 개를 받아먹는 선택이다. 누가 보더라도 두 번째 선택, 즉 조금 기다리고 더 큰 성과를 챙기는 쪽이 우월한 선택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3분의2가 넘는 어린이들이 기다림을 참지 못하고 과자 한 개를 당장 먹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사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자주 발견할 수 있다. 보고 싶은 영화를 개인용컴퓨터(PC)나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 받을 때 걸리는 시간을 참아내기 힘든 것이 대표적이다. 영화를 보는 시간은 보통 두 시간 정도고 다운로드를 받는 시간은 불과 몇 분에 불과한데도 그렇다. 우리는 당장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매우 큰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조급함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기다림의 미덕'을 잠시 잊는다고 해서 그리 크게 손해 볼 일은 없다. 그러나 '기다림의 미덕'을 버리고 '조급한 결과'를 추구하다 진짜 큰코를 다치는 영역이 존재한다. 바로 투자의 영역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얼마 전 한 투자자로부터 항의를 받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투자자는 상하이주식시장의 우량종목이라고 해서 투자했지만 주가가 2%~3% 안팎에서 등락할 뿐 크게 움직이지 않아 매우 답답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 투자자가 해당 종목을 보유했던 기간은 길어야 3주 안팎이었다.



투자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이고 다른 하나는 '재미를 추구하는 투자'다.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는 기다림의 미덕을 이해하는 투자자만이 할 수 있는 투자다. 가치가 좋은 기업을 선별해 적정한 가격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이 돈을 버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이해해야만 활용할 수 있는 투자전략이다.

반면 재미를 추구하는 투자는 아무나 할 수 있는 투자다. 매일, 심하면 매시간 주가가 자기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고민을 하고 대응을 하려는 투자방법이다. 이런 의미 없는 행동을 거듭하다 결국 짜증이 나면 "기다리기가 너무 답답하다"는 이유만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팔아 치운다. 이후 해당 종목의 주가가 오르면 뒤늦은 후회가 밀려오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와 재미를 추구하는 투자 중 어느 쪽이 더 돈을 벌기 쉬운 방법일까. 여기에 대해 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은 이렇게 말했다. "주식 시장의 재미있는 구조 중 하나는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의 주머니에 있던 돈을 참을성을 가진 사람의 주머니로 옮겨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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