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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달러 약세’ 정책 증시 영향은
입력2003-05-20 00:00:00
수정
2003.05.20 00:00:00
김정곤 기자
미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강한 달러` 정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달러 약세에 따른 증권시장 영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달러약세가 지속될 경우 원화 강세로 인해 수출주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소비관련 내수주들이 상대적인 강세를 띨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또 달러약세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동시에 존재하지만 아직까지 내수경기의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수출 악화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달러의 점진적인 약세는 미국경제 및 증시 부양이라는 효과를 낳을 수 있지만 급락할 경우 미국 경제는 물론 국내 경제 및 금융시장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 20일 새벽 마감한 미국증시는 강한 달러 정책 포기를 시사하는 존 스노우 재무장관의 발언으로 다우와 나스닥시장은 2개월래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다우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8,500, 1,500포인트가 무너졌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뚜렷한 재료가 없는 가운데 개인과 기관의 프로그램 매매가 맞서며 오르내림을 반복한 끝에 결국 5.72포인트 오른 602.08포인트에 마감, 600선을 다시 회복했다. 전일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역시 하락 출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개인 중심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락세를 줄이는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달러약세, 수출주에 직격탄 날릴 듯=미국 달러의 약세가 지속될 경우 상대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며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한 대 중국수출 차질, 운송노조 파업 여파에다 대미 수출까지 타격을 입는다면 수출업체들의 실적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유선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현재 경기 펀더멘털을 부양하기 위해 금리인하, 달러약세 정책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그러나 급격한 달러 약세는 외환시장 불안, 달러 표시 자산의 하락 등 금융시장의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달러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일 경우 외국인들의 국내시장에 대한 투자메리트는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에 원ㆍ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외국인들은 490여억원을 매도해 아직까지는 시장의 다른 변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수소비 관련주, 상대적인 메리트 부각=달러 약세에 따른 원화강세, 이로 인한 금리 인하와 내수 소비 부양을 위한 추경예산 책정 등의 정책 변수가 다시 시장의 이슈로 부상하면서 소비 관련 내수주들은 상대적으로 투자 메리트가 커지고 있다.
김웅진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심리의 본격적인 회복을 논하기는 시기상조지만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이 5월부터 크게 개선되는 등 내수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과 맞물려 소비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거래소시장에서는 내수비중이 높거나 외화 부채가 많은 기업이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물 압박 부담 줄어들어=그 동안 매수주체 부재 속에 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던 프로그램 매물 부담은 지난 주말 이후 4,500억원 이상의 물량이 청산되면서 상당 부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프로그램 매물부담이 많이 줄어들었음에도 600선 위에서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줄 매수주체도, 상승 모멘텀도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570~630포인트 사이에서 박스권 매매 전략을 고수할 것을 권고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570~630선이 주요 매물대가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지수 저점을 높여가는 제한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수 570~580선을 중장기적인 저점으로 잡고 내수관련 소비주나 2분기 실적호전 종목군 등을 중심으로 저점매수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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