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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지휘 내려온 순간 사표 결심"
입력2005-10-15 11:32:17
수정
2005.10.15 11:32:17
"오랫동안 협의했으나 조율 실패…검찰 동요 막기위해 제출 연기"
검찰총장 "지휘 내려온 순간 사표 결심"
"오랫동안 협의했으나 조율 실패…검찰 동요 막기위해 제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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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빈 검찰총장
김종빈 검찰총장은 15일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동국대 강정구 교수에 대한 불구속 수사 지휘권 발동 파문과 관련, "천 장관의 수사지휘가 내려온 순간 소신을 정했고 다음날인 13일 아침 사직서를 제출하려 했다"며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음을 드러냈다.
김 총장은 또 "사표가 수리되면 퇴임식이 있을테고, 그러면 조만간 만날 일이있을 것"이라고 언급, 사표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용퇴의사를 굽히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동안 김 총장이 천 장관의 지휘 초기부터 사표를 내려했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확인되기는 처음이며 김 총장이 즉각 사표를 제출할 경우 발생할 정치ㆍ사회적 충격파를 우려해 시차를 둔 것으로 밝혀졌다.
김 총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비교적 밝은 목소리로 "13일 사직서를 내려고 했지만 그럴 경우 참모들이 만류하고 소란스러울 것 같아 당일 사직서를 제출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강 교수 사건 처리문제는 천 장관과 오래 전부터 협의했으나 결국 조율에 실패했다. 따라서 서면 지휘가 내려오는 순간부터 소신을 정했다"고 말하고 "조직의 동요를 피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어제 상황에서 더 이상 시간을 끌면안되겠다고 판단, 사직서를 내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의를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사의를 밝히려 했다면 참모들의 만류 때문에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 다른 간부들 모르게 사직서를 법무부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휘를 수용한 배경에 대해서는 "장관의 지휘를 거부하고 일선에 구속지휘를 내릴 경우 검찰은 통제가 안되는 기관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가급적 파국을 막을 수 있는 합리적 처리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내부적으로 총장이 일처리를 잘못해서 수사지휘가 내려온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나는 나름대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면서 일선의 의견을 지키고 막으려고 마지막까지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일선 검찰에서 지휘를 거부하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과 관련, "거부하는 것은 법집행기관으로서 명분이 서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수사지휘의 부당성을 지적했던 입장발표문을 상기시키면서 "사퇴에 거부의 뜻이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총장은 입장발표문에서 천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하면서도 "법무장관이 구체적 사건의 피의자 구속 여부를 지휘한 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있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었다.
그는 "총장이 사퇴를 결심한 것은 검찰과 국가 모두가 잘되자는 뜻이지, 잘못되자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총장의 사퇴로 모든 책임을 진 것이니 일선에서 동요해서도 안되고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더더욱 안된다"고 당부했다.
김 총장은 14일 자신의 사의 표명 사실이 알려진 후 정상명 대검 차장으로부터 검찰 간부들의 간곡한 뜻이라며 사의 철회를 부탁받았으나 완강한 입장을 유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은 또 14일 오후 4시50분께 사직서를 법무부로 보낸 직후 가족들과 함께평소 불교신자로서 즐겨다니던 근교의 사찰을 방문했다가 자정이 훨씬 지난 시간에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입력시간 : 2005/10/1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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