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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잘돼야 경제가 산다]
입력2000-11-15 00:00:00
수정
2000.11.15 00:00:00
[정치가 잘돼야 경제가 산다]<下>당파떠나 힘모으자
경제가 어려울수록 정치가 제기능을 해야 한다. 정치는 경제활동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현실은 안타깝고 한심하기 그지 없다.
의약분업이 4개월 넘게 표류하고 있고 집단이기주의와 각종 부정부패도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13일부터 대정부 질문이 시작됐지만 의원들의 메아리 없는 장광설만 이어지다 급기야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의 "민주당은 조선노동당 2중대"란 발언으로 이틀째 국회 공전이 계속됐다.
소득세법ㆍ법인세법ㆍ조세특례제한법 등 각종 세법 개정안과 예금자보호법ㆍ증권거래법 개정안, 전력산업구조개편법안, 주택건설촉진법 개정안 등 수많은 민생ㆍ개혁법안의 처리는 뒷전에 있다.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심의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빛은행 및 동방금고 불법대출사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한 특검제 도입 등 정치쟁점을 놓고 여야간 공방만 치열하게 펼쳐질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의욕과 노력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11ㆍ3 기업퇴출에 이어 금융기관 합병 등 2차 기업ㆍ금융구조조정의 본격화를 앞두고 이에 필요한 공적자금의 추가조성이 시급한 상황에서 공적자금관리특별법 제정을 놓고 줄다리기만 반복하고 있다. 정치가 경제회생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우리 경제의 현 상황은 이런 소모적인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경기가 급속도로 둔화되고 있는 반면 물가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스태그플래이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대우자동차와 한보철강 매각실패에 이어 동아건설의 퇴출, 대우차의 법정관리 신청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잇따라 무너지거나 휘청거리면서 또다시 실업대란을 예고하는 등 경제전반에 주름살을 주고 있다.
국가채무가 130조원을 넘어섰으며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 110조원 투입 모자라 50조원(재활용을 위한 회수분 10조원 포함)을 추가요청하고 있다.
공기업 부채도 400조원에 달해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은 고갈된 실정이다. 이에 한국개발연구원은 구조조정에 필요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치권은 경제살리기를 최우선의 국가과제로 삼고 자금시장 안정, 구조조정, 실업문제 해결 등 산적한 경제현안에 대해 대승적인 입장에서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만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윤영호 국민대 교수는 "우리나라 여야관계는 지역주의 등 각종 이해관계를 기초로 탄생돼 기본적으로 지나치게 갈등구조로 돼 있다"며 "정치권은 대통령선거도 앞으로 2년여가 남은 만큼 일정기간 휴전하고 긴급한 경제문제에 매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앞장서 경제회생에 매진하고 정치권도 당파를 떠나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다한다면 경제강국으로의 도약이 결코 비관만 할 일이 아니다.
구동본기자
입력시간 2000/11/1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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