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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역시 멍청한 행마였다

제3보(22~31)


‘백의 권도’ 또는 ‘집백자의 권도’라는 것이 있다. 흑으로 두는 사람은 ‘선착의 효’를 갖게 되는데 그것을 따라잡기 위한 적극적인 발상을 백의 권도라고 한다. 백22는 ‘중앙을 향한 한칸뜀에 악수 없다’는 기훈에 딱 들어맞는 꽤 괜찮은 행마였다. 그러나 지금은 백의 권도를 펼쳐볼 타이밍이었으며 그것을 놓쳤기 때문에 순식간에 흑의 투망에 걸려들게 된다. 먼저 흑23 이하 31까지의 진행을 가만히 훑어보면 흑의 행마는 척척 효율적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백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된 책임이 바로 백22에 있는 것이다. 이 수로는…. 참고도1의 백1에서 3으로 두는 것이 올바른 행마였다는 것이 임선근의 주장이었고 참고도2의 백1에서 5로 두었어야 했다고 주장한 사람은 이창호였다. 몇몇 중국 기사들은 백22로 가에 두었어야 했다고 주장했는데 그 세 방안 가운데 어떤 것이든 실전의 백22보다는 훨씬 나았던 것이다. 서반의 멍청한 행마 하나가 이 바둑을 그르쳤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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