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의 돈이 은행으로 몰려들고 있다. 지난 한달 동안 정기예금에만 12조가 넘는 돈이 예치됐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정기예금에 12조4,300억원이 몰렸다. 전달 증가분인 8조3,8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액수로 지난 2월 14조8,400억원 이후 5개월만에 최대치다.
다만, 수시입출금식 부가가치세 납부로 4조9,300억원이 빠져나갔다. 또 은행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발행을 지속적으로 줄이면서 CD역시 4조원 넘게 줄었다.
그러나 정기예금이 대폭 늘어난 덕분에 지난달 말 은행권 수진 잔액은 1,048조1,000억원으로 한달전보다 3조5,000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주식형펀드 MMF(마니마켓펀드)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간 데 반해 채권형 펀드에는 자금이 오히려 유입됐다.
은행 예금금리에 비해 금리 경쟁력이 낮은 MMF의 경우 4조3,700억원이 유출됐으며 주식형펀드도 3조6,300억원이 환매됐다.
그러나 주식형 펀드에 비해 안전한 투자처인 채권형 펀드와 혼합형 펀드에는 각각 1조500억원과 2,600억원이 늘어났다.
이정헌 한국은행 금융통화팀 과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금금리가 상향조정되면서 은행의 정기예금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증시 상승과 불투명한 경기전망 때문에 주식형 펀드와 같은 위험 자산에서는 자금 이탈 규모가 컸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택담보대출은 전달에 이어 7월에도 2조원 대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모기지론양도를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2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 과장은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몇년전 밀어내기 분양을 했던 아파트의 입주시기가 다가오면서 잔금 대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