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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내 구찌 매장. 올해 브랜드 탄생 90주년을 맞아 방한한 구찌의 가죽 장인팀 '아티잔 코너'의 팀원 4명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피렌체 최고급 가죽, 대나무, 칼, 본드, 잉크, 작은 재봉틀을 이용해 최상의 명품을 탄생시키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까셀리나 가죽 제품 공장의 현장을 그대로 매장 안으로 옮겨 놓은 모습이다. 이들은 대부분 14~15살 때 구찌에 몸을 담아 적게는 14년, 많게는 30년의 경력을 갖고 있다. 구찌 특유의 문양이 새겨진 앞치마를 두른 50대 초반의 아티잔 코너 최고참 장인은 악어가죽을 자로 잰 듯 예리하게 잘라 내고 염색하고 망치로 두드렸다가 이내 사포로 갈아냈다. 그의 혼을 담은 붉은 색의 악어가죽 핸드백인 '스터럽백'의 가격은 2,750만원. 퀄러티가 높은 악어가죽을 사용한 데다 공정이 많이 가기 때문에 고가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백은 이미 예약판매 됐다. 마치 절대 음감처럼 가죽 질감에 대한 감각을 타고나 일찌감치 장인 대열에 낀 이 팀의 최연소 장인인 29살 청년은 꼿꼿한 대나무에 불을 지펴 자로 잰 듯한 각도로 손잡이를 만들더니 이를 불에 그을려 순식간에 구찌 '뱀부백'특유의 대나무 손잡이를 완성했다. 4명이 나흘간 한국에 머물면서 제작하는 제품은 구찌의 대표 아이콘인 뉴재키백, 뉴뱀부백, 구찌 1973백, 스터럽 백으로 총 50여개. 이날 하룻동안 이 중 절반 이상이 예악판매 됐다. 이탈리아 장인들이 핸드백 하나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8~12시간이지만 미리 피렌체의 까셀리나 가죽 제품 공장에서 기본적인 제작을 마쳐 이 곳 구찌 매장에서는 2시간 반이 소요됐다. 구찌 장인팀의 방한 소식을 듣고 매장을 찾은 한 여성 고객은 현장에서 만들어진 따끈한 470만원 짜리 '뉴재키 백'을 구입해 핸드백 안쪽에 이니셜을 새겨주는 엠보싱 서비스를 받고 즐거워했다. 아티잔 코너 관계자는 구찌가 세계적인 명품이 될 수 있었던 데 대해 세계 최상의 가죽 퀄러티와 1970년대 핸드백 디자인이 지금까지 사랑 받을 수 있었던 질리지 않는 디자인 등에 있다고 강조했다. 80~90% 제품을 이탈리아에서 수작업으로 만들고 나머지는 장인의 손으로 컨트롤하는 약간의 기계를 사용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구찌코리아 관계자는 "악어 가죽의 경우 구찌 본사가 악어 가죽 농장의 지분의 반 이상을 가지고 있어 최상의 가죽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면서 "매 시즌마다 수시로 장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기술도 새롭게 업데이트 한다"고 설명했다. 구찌 본사는 한국의 명품 소비가 급증함에 따라 내년부터 한국 고객들을 위한 MOT(Made To Order) 서비스를 진행할 방침이다. MTO란 고객이 다양한 가죽과 색상을 직접 선택해 맞춤형 제품을 제작해 주는 서비스로 전세계적으로 이탈리아 본사를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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