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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없는 슈틸리케호, 쿠웨이트에 진땀승

슈틸리케, 8강 진출 확정했지만 경기내용에 강한 불만

우승까지 험난한 여정… 호주는 4대0으로 오만에 압승

울리 슈틸리케 감독/=연합뉴스

남태희(왼쪽)가 13일 쿠웨이트와의 호주 아시안컵 A조 2차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울리 슈틸리케(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그만큼 경기 내용이 불만족스러웠다는 뜻. 경기 MVP인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도 패배한 쿠웨이트(압둘아지즈 알렌지)에서 나왔다.

한국은 13일 캔버라스타디움에서 끝난 호주 아시안컵 A조 2차전에서 쿠웨이트를 1대0으로 이겼다. 이어 호주가 5만 홈 관중 앞에서 오만을 4대0으로 대파하면서 한국과 호주는 나란히 2승으로 8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125위(한국 69위) 팀에 후반 들어 끌려다닐 정도의 경기력이라면 우승을 목표로 내건 슈틸리케호의 여정은 앞으로가 더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조 1위를 가릴 호주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은 17일 오후6시 브리즈번에서 열린다. 승자승 원칙에 따라 이 경기 승자가 A조 1위로 8강에서 B조 2위를 만난다.

슈틸리케는 오만과의 1차전 선발 명단과 비교해 7명이나 바뀐 선발진으로 쿠웨이트를 상대했다. 오만전에서 다리를 다친 오른쪽 공격수 이청용(볼턴)이 3주 진단을 받아 대회를 마감했고 오른쪽 수비수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는 허벅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왼쪽의 손흥민(레버쿠젠)은 감기 탓에 숙소를 지켰으며 미드필더 구자철(마인츠)과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도 감기로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구자철과 김진현의 증세는 가벼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슈틸리케는 100% 컨디션이 아닌 선수는 쉬게 한다는 방침에 따라 휴식을 줬다.

슈틸리케의 방침은 결승까지 오른다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것이다. 객관적 전력상 한수 이상 아래인 쿠웨이트전은 핵심전력을 아끼면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 한국은 그러나 오만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골과 다름없는 위기를 맞은 것처럼 이날도 골대가 살려주는 등 시종 아슬아슬했다. 너무 많은 선수가 바뀐 탓인지 공수 구분 없이 패스 실수가 끊이지 않았다. 전반 30분에야 이근호(엘자이시)에게서 첫 슈팅이 나왔고 공격을 전개하는 골키퍼 김승규(울산 현대)의 킥은 계속 빗맞았다. 후반 들어 쿠웨이트가 공세로 돌아서자 김영권(광저우 헝다)·장현수(광저우 푸리)는 크게 흔들렸다. 수비 마크는 물론 공중볼 처리도 안 됐다. 슈틸리케 부임 후 처음 호흡을 맞춘 중앙수비 조합이었다.



위기의 슈틸리케호를 구한 것은 '차미네이터' 차두리(FC서울)와 '황태자' 남태희(레퀴야)였다. 쿠웨이트의 정상적인 압박에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전반 36분 수비수 차두리가 치고 달리기로 상대 오른쪽 측면을 허물었다. 쿠웨이트 수비진은 알고도 따라붙지 못하는 엄청난 순간스피드였다. 오른발 크로스마저 정확했고 문전의 남태희가 머리로 해결했다. 남태희의 A매치 2호 골. 오만전 교체출전으로 한국 선수 아시안컵 최고령 출전기록(34세178일)을 세운 차두리는 3번째 출전인 이번 아시안컵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한다. 이청용의 자리인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출전한 남태희는 자신에게 찾아온 첫 번째 골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후반에는 섀도 스트라이커로 자리를 옮겨 후반 막판까지 뛰었다. 그는 슈틸리케 부임 후 대표팀에 합류해 10월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 골을 넣는 등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경기 후 슈틸리케는 "오늘 경기를 계기로 우리는 우승 후보에서 제외될 것이다. 상당한 발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자책했다. 그는 "경기 중에 상당 부분 쿠웨이트가 우리보다 우세했다. 볼 경합, 패스가 더 나았다. 우리는 참으로 운이 좋았다"며 자조했다. "훈련 때는 잘되던 게 실전에서 안 된다. 선수들이 볼을 100번 정도 빼앗긴다. 강한 정신력이 부족하다"는 게 슈틸리케의 불만이다. 한편 11일부터 감기몸살에 시달리고 있는 '에이스' 손흥민은 증세가 악화돼 이날 병원까지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청용이 귀국한데다 손흥민의 회복마저 더딜 경우 대표팀은 가시밭길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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