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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강국 진입 이후의 과제
입력2002-05-31 00:00:00
수정
2002.05.31 00:00:00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지난해 모두 252만대의 자동차를 생산, 세계랭킹 9위로 뛰어 올라 '톱 10' 대열에 진입했다. 1999년(211만대), 2000년(240만대)의 11위에서 피아트(249만대)와 르노 그룹(231만대)을 제치고 두 단계나 상승한 것이다.
개별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155만5,489대로 일본의 스즈키(189만대), 미쓰비시(165만대)에 이어 13위를 차지, 전년 대비 한 단계 내려갔다.
반면 기아차는 96만2,954대를 생산, 14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삼성이 르노에 팔려 나가고 대우차가 GM에 매각되는 등 치열한 구조개편과 경쟁체제 전환 와중에 전해진 소식이어서 한층 뿌듯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은 선진 제국에 비해 역사가 일천(日淺)하기 짝이 없다. 우리 손으로 자동차를 직접 생산한지 30여년, 사람으로 따진다면 겨우 성년에 들어선 것이나 마찬가지 연륜이다.
그럼에도 이제는 세계의 자동차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가 됐으니 주목을 끄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세계의 최대 자동차 시장은 미국이다. 미국 시장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은 경쟁력이 있다는 반증이다.
몇 년전만 하더라도 미국의 수입 자동차 시장은 일본산이 독무대였다. 그런데 1990년대 들어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본격화 되면서 일본차의 마케팅 셰어가 급격히 낮아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국이 일본을 가격차로 누르더니 지금은 기술력에서도 인정 받고 있는 것이다.
통계치를 보면 한층 명확해 진다. 올 1ㆍ4분기 현대차는 미국에 8만7,434대, 기아차는 5만5,561대를 수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6,9%, 25.3%가 증가한 수준이다.
일본차는 미쓰비시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2.7%, 닛산 10.4%, 도요타 2.2%가 증가 했을 뿐 혼다와 마쓰다는 2,5%, 18.0%가 각각 감소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DRI-WEFA는 지난 97년부터 오는 2007년까지 10년간 세계 자동차 회사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분석, 현대차를 281%로 가장 높게 평가했다. 우리 자동차 산업의 장래를 인정했다는 증거다.
그러나 세계의 자동차 시장의 앞날이 장미빛만은 아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오는 2010년 세계의 자동차 시장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럴 경우 자동차 산업은 '톱 10'이 아닌 '톱 5'정도만이 생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세계의 자동차 산업은 현재 살아남기 위한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이 같은 관점에서 현대ㆍ기아차의 '톱 10' 진입을 기뻐하고만 있을 일이 못된다. 그만큼 선진 자동차 강국들의 견제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톱 10'진입은 영광이면서 동시에 부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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