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교 산운마을 7단지는 산비탈의 능선을 따라 건물이 마치 흘러내리듯이 자연스럽게 지어졌다. 그레이톤의 모던한 외관은 세련미가 돋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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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교 산운마을 7단지는 입주민의 편의를 극대화한 자연스러운 차량과 보행 동선이 돋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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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공자 한승구 계룡건설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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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교 산운마을 7단지는 3개의 마을과 1개의 커뮤니티센터로 구성된다. 단지 사이 사이에는 실개천과 연못 등 다양한 휴식공간이 조성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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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비탈의 지형과 물줄기를 끌어들인 단지내 연못은 아파트가 자연과 소통하며 일체감을 이루는 매개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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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주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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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밀도의 고급 공동주택 단지인 테라스하우스와 타운하우스는 2000년대 중반 부동산 시장 의 활황과 함께 고급 주택 수요를 겨냥해 용인, 고양 등 수도권 외곽을 중심으로 대거 공급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강남 아파트를 대체하는 고급 주택으로 각광을 받았으나 도심 접근성에 한계가 드러나고 부동산 경기도 급속히 침체되면서 대부분의 사업장은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그러나 2009년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 판교 신도시에서는 사정이 달랐다.
주로 서판교 일대 들어선 테라스하우스와 타운하우스는 강남권과 인접한 주거입지를 장점으로 고소득 전문직 등이 몰리며 고급 주택 단지로서 재조명 받게 된다. 도심과 전원, 아파트와 단독주택 사이에서 장점을 취합하고 단점을 버릴 수 있는 적절한 입지를 갖췄기 때문이다.
올해 건축문화대상 공동주거부문 대상을 수상한 성남 판교 산운마을 7단지는 신도시 끝자락 고요한 구릉지에 자리잡은 서판교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테라스하우스로 꼽힌다.
사업 부지가 위치한 곳은 판교신도시 서쪽 끝부분으로, 수도권 외곽순환도로가 지나가는 산지가 평지와 만나는 부분이다. 경사진 기슭을 따라 세 개의 빌리지를 가진 206가구 규모의 주택 단지가 조성됐다.
단지를 조성하는 건축 개념은 자연과 인공물의 ‘공생(共生)’이다. 경사지를 평평하게 베어내 계단과 같이 만들고 그 위에 건물을 앉히는 방식이 아니라, 지형을 따라 건물을 ‘짜깁기’ 하듯이 배치했다.
기존 자연이라는 기본적인 바탕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거주자들의 편의성을 고려한 공간과 장치, 그리고 동선체계를 만들어 간 것이다.
멀리서 들여다 보면 단지를 둘러싼 금토산과 단지가 하나로 읽힐 수 있도록 두 개의 능선을 따라 주동(主棟)을 앉히고, 두 개의 기존의 물줄기도 살려 단지 내로 유입시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비탈을 따라 자연스럽게 건물을 앉히다 보니 어떤 건물은 마치 흘러내릴 것만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 테라스하우스 설계공모가 진행될 당시 자연의 흐름에 맡긴 이 같은 설계는 건축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테라스하우스의 외관은 화려함을 쫓기 보다는 회색 톤의 모던한 느낌으로 만들어졌다. 어떻게 보면 일반적인 사각형의 건물이지만 마치 모자를 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의 독특한 디자인이 첨가돼 지루함을 주지 않는다. 주동 입면에 사용된 외장재료는 돌과 징크판으로, 이는 차분한 자연발색을 통해 계절과 관계없이 주변의 자연과 자연스럽게 조화되는 느낌을 준다.
"외벽 화강석 마감 등 자연친화적 주거환경 만들어"
[인터뷰] 시공자 한승구 계룡건설 사장
"타운하우스 부문에서는 최초로 받은 상이라 더욱 감격스럽습니다. 산 비탈에서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아름다운 주택을 지어보겠다는 설계 의도가 적중한 것 같습니다"
한국건축문화 공동주거부문 대상을 수상한 종합건축사무소 건원의 김회훈(왼쪽) 대표와 이상인 대표는 '성남 판교 산운마을 7단지'설계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으로 입지적인 한계를 꼽았다.
판교신도시라는 기본 입지야 물론 훌륭했지만, 산운마을 7단지 사업 부지는 사실상 '산비탈'이라고 할만한 경사진 지형이었기 때문이다.
김회훈 대표는 "보통 타운하우스 등을 지을 때 구릉지에서 땅을 계단식으로 평평하게 만들어 사업을 하는 것과는 달리 산운마을 7단지는 지형을 따라 흐르듯 건물을 앉히는 방식으로 설계를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차장을 배치하고, 보행 동선을 짜는 등의 구체적인 설계 과정은 몇 배나 더 어려웠지만 기존의 산비탈의 능선과 물줄기가 그대로 단지 안으로 유입되는 자연스러운 효과는 톡톡히 얻어낼 수 있었다.
다만 김 대표와 이 대표가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은 주택형을 좀더 다양화하지 못한 것이다. 이 대표는 "다양한 주거 유형을 보장하기 위해 처음에는 15개 정도의 주택형을 제시했지만 공사의 효율성 등의 문제로 5개로 축소된 것이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
샛길·광장 등 주거단지 편의성 돋보여
판교 산운마을 7단지가 위치한 부지는 전체적으로 최대 25m의 차이를 보이는 급 경사지로 건축적인 제약이 많은 곳이다.
이 때문에 최초 설계 단계부터 각 세대로의 보행 및 차량의 자연스러운 연결은 최대의 과제였다.
설계자는 부지 절토 등의 훼손을 최소화하며 각 세대로 직접연결이 가능한 주차동선을 계획하기 위해 2~3개의 주동을 엮어 10개 이상의 별도 지하주차장을 계획했으며 그 상부는 ‘클러스터 데크’라는 공용마당으로 만들었다.
보행동선에도 신경을 썼다. 급 경사지를 보행에 적절한 경사도로 자연스럽게 거슬러 올라가도록 횡(橫) 방향의 메인 보행 가로를 구성하고 계단과 경사로를 적절히 섞어 동선체계를 구축했다.
단지 내부의 구성 개념은 공동체 의식과 사생활의 적절한 조화라고 볼 수 있다. 광장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의 개념과 마당을 중심으로 사생활의 개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광장→마당 →거실의 연결 고리를 만들었다.
전체 단지는 3개의 마을과 1개의 커뮤니티공간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마을에 경사면에 따라 독립형, 연립형 등의 지형에 맞는 테라스하우스가 만들어졌다. 3개의 마을은 단지를 관통하는 커뮤니티공간에 의해 수평적으로 연결되고 동시에 많은 샛길들이 조성돼 편의성을 돕는다
각 테라스하우스 주동의 사이공간은 숲과 마당이 만나는 장으로 전통 한옥에서 마당과 후원 사이의 대청마루가 소통하듯 ‘바람이 지나는 집’의 개념을 가진다.
집안으로 들어가보면 개성 있는 다양한 주택형들을 만날 수 있다. 판교 지역의 중대형 테라스하우스를 소유하고자 하는 부유층 수요자들의 눈높이 자체가 까다롭기 때문에 내부 설계 작업 역시 만만치 않았다.
판교 산운마을 7단지는 경사지와 외부공간의 활용을 고려한 테라스하우스, 전면채광 및 공용거실의 기능을 강화한 복층형 테라스하우스, 채광성능을 최대화한 4.5 베이 일반 판상 연립주택, 프라이버시 및 3세대 거주를 고려한 단독형 연립주택 등의 다양한 주거형식을 도입했다.
기존 아파트처럼 단순히 집의 크기에 따라 주택 내부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집의 기능적인 특성을 기준으로 주택형이 다양화됐다는 점이 눈여겨볼 부분이다.
판교 산운마을 7단지는 3개의 마을과 1개의 커뮤니티센터로 구성된다. 단지 사이 사이에는 실개천과 연못 등 다양한 휴식공간이 조성된다.
“능선·물줄기 그대로 단지내 배치… 자연미 살려”
[인터뷰] 건축주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건축 공모전인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2년 연속 공동주거부문 대상 수상의 영광을 안게 돼 무척 기쁩니다"
성남 판교 산운마을 7단지의 건축주로 수상의 영광을 안은 이지송(사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보금자리주택 등 LH의 주택 사업에서 좀더 자연친화적인 주택을 많이 지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당초 LH가 이 사업을 맡게 된 배경은 지난 2005년 부동산 가격 폭등에 따라 정부가 판교 중대형 주택을 공영개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LH는 당시 주택가격 안정을 꾀하면서도 판교 신도시의 이름에 걸 맞는 수준 높은 디자인의 주택을 짓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성남 판교 산운마을 7단지 역시 LH의 까다로운 현상 공모를 통해 탄생한 작품이다.
LH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 LH가 주력할 중소형 아파트 공급에도 독창적이고 친환경적인 설계를 최대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한옥형 아파트 등 다양한 시도가 전국 각지 LH 사업장에서 이뤄지는 중이다.
이 사장은 "이번 수상으로 LH가 단순히 집만 잘 짓기 보다는 공공주택 디자인 문화를 선도 할 수 있는 공기업이 되는 결실을 이뤘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이번 수상은 LH가 추구하는 가치를 더욱 추구해 달라는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다"며 "앞으로도 한국건축문화대상이 주거문화선도 및 국내 건설업계의 발전을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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