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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방문한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세겔라 종합병원 병실에는 일주일 전 '누관(Fistula)' 수술을 받은 밤바 제네바(32)씨가 누워있었다. 이곳에는 제네바씨와 같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의 지원으로 누관 수술을 받은 여성 25명이 입원해 있었다. 누관은 오랜 진통과 난산으로 질과 방광 사이에 구멍이 생겨 대소변이 흘러내리는 질환으로 악취 때문에 병에 걸린 것을 부끄러워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기도 어렵다. 간단한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코트디부아르에는 제대로 된 치료시설이 없었다.
제네바씨는 "18년 전 둘째 딸을 출산하다 병을 얻은 후 많은 고통을 겪었다"면서 "냄새가 난다고 남편에게 버림받고 친정에서 매일 속옷을 빨아 입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유엔인구기금(UNFPA)은 지난 2007년부터 누관치료사업을 시작했고 코이카가 2012년부터 참여했다. 코이카는 170만달러(약 18억원)를 투입해 코트디부아르 8개 지역에 누관치료 병동을 짓고 장비와 물품을 지원했다.
코이카는 내년부터 기존의 3배가 넘는 615만달러(약 67억원) 규모의 2차 누관치료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UNFPA 소속의 쿠아메 빌레 박사는 "매달 열흘씩 전국을 돌며 주민들에게 누관 질환을 설명하고 환자를 찾아 병원으로 데려와 수술을 하고 있다"면서 "코이카의 지원 없이는 이런 활동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감사를 표시했다. 아비장에서 만난 다니엘 카블랑 ?蝸?코트디부아르 총리는 "한국의 지원으로 보건 혜택을 입은 여성들이 많아진 만큼 여성의 사회 기여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상철 코이카 코트디부아르사무소장은 "누관치료 사업은 사회로부터 소외된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 통합의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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