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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으로 풀어본 사대부의 삶

조선의 문화공간- 이종묵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는 조선 땅의 흔적을 당대 문인의 시와 글로 되살린 책이 나왔다. ‘땅은 아름다운 사람의 글이 있어야 그 아름다움을 떨친다’고 주장해 온 저자가 10여년간 문헌조사와 답사를 통해 조선 사대부 87명의 문학ㆍ사상ㆍ예술ㆍ풍류를 문화공간에서 재현해 냈다. 때로는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를 뒤지면서 남아있는 땅 이름을 찾는가 하면, 현장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가 노인들에게 무작정 묻기도 해 발견해 낸 저자의 열정이 담겨있다. 책은 14세기 조선 개국부터 망국으로 치달았던 19세기까지 조선 500년을 풍미한 사대부의 삶을 지리적으로 풀어냈다. 개국과 태평성대 그리고 유배와 은둔 등 새로운 도전과 좌절, 꿈과 절망의 소용돌이를 살며 ‘조선’이라는 시대와 공간을 만들어낸 조선의 사대부들의 생애가 대서사시처럼 펼쳐진다. 그들의 문학적ㆍ예술적 재능은 조선의 산하를 한 폭의 그림과 시에 담아 남겼다. 책에는 주인공들과 교우하며 지냈던 문인 2,000여명명의 글과 그림도 함께 실렸다. 한 지역에 얽힌 조선 문인들의 삶과 그들의 시ㆍ그림이 현재의 컬러 사진과 함께 실려 시대적 변천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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