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양적완화(QE3) 축소발언 이후 크게 줄어들었던 개인투자자 비중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다만 개인들이 많이 사들인 종목보다 내다 판 종목들의 수익률이 더 높아 개미들이 또 ‘엇박자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대금별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은 52.82%로 지난해 11월(50.52%) 이후 8개월 만에 50%대를 회복했다. 개인투자자 비중은 QE3축소 우려가 불거졌던 지난 6월 43.78%까지 떨어졌지만, 7월 48.88%, 8월 52.82%까지 오르며 두 달 연속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6월 버냉키 쇼크 이후 코스피지수는 1,780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최근 1,923포인트까지 회복했지만, 인도 등 신흥국증시 자금이탈 우려로 다시 조정을 받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조정에 따라 저가매력을 안고 증시로 들어왔지만 투자한 종목들은 오히려 주가가 부진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26일 기준 지난 6월 말 이후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상위 40개사의 평균 수익률은 -11.62%였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내다 판 상위 20개 종목들은 수익률이 12.3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31% 상승했다.
개인투자자들은 7월 이후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를 1조3,420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주가는 오히려 3.13% 내렸다. 두번째로 많이 사들인 삼성전기도 7.58% 내렸고 SK하이닉스(-9.13%), LG전자(-1.23%), KT(-2.79%도 코스피지수 수익률 대비 주가가 내렸다. 7월 이후 개인투자자가 사들인 종목 상위 40개 가운데 플러스 수익을 낸 곳은 현대상선(32.64%)과 서원인텍(3.69%) 뿐이었다.
반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내던진 기아차는 주가가 2.90% 올랐고 LG화학도 12.45% 상승했다. 현대차(5.10%), 삼성SDI(28.94%), 롯데케미칼(24.83%), 현대중공업(20.71%) 등 개인들의 순매수가 집중된 종목의 주가는 오히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학균 KBD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들은 낙폭과대주를 많이 사지만 이들 종목이 반드시 오르지는 않는다”라며 “기본적으로 낙폭과대주보다는 추세적으로 오르고 조정폭이 작은 종목이 좋은 주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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