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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9월 13일] 배려와 특혜

태풍 곤파스로 온 나라가 많은 피해를 입었다. 도시에서는 가로수가 뿌리째 뽑혀 넘어지고 상가 간판과 아파트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농촌은 더하다. 비닐하우스가 무너지고 수확을 앞둔 벼와 과일 등 농작물이 바람에 쓰러지거나 떨어져 쑥대밭으로 변해버렸다. 도시는 태풍이 할퀴고 간 이후 빠르게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으나 농촌은 사정이 다르다. 장비와 인력이 부족해 복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또 연이은 가을 폭우로 햅쌀을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을 더욱 애타게 하고 있다. 땀방울에 대한 보상은커녕 한 해 농사를 망친 농민의 마음은 오죽할까. 그렇지만 이들은 절망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들녘으로 향한다.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며 거센 바람에도 떨어지지 않고 농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탐스러운 과일을 돌보기에 분주하다.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으면서도 이들은 농사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유는 바로 자식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자식농사가 최고'라는 말이 있다. 팍팍한 살림살이에도 먹을 것, 입을 것 줄여가며 힘들게 자식을 공부시키는 이유는 번듯한 직장에 취직해 안정된 생활을 해주기를 바라는 부모들의 한결같은 희망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취업의 관문을 통과하기까지는 수많은 고비를 넘겨야 한다. 일자리는 한정돼 있는데 직장을 구하는 젊은이들은 넘쳐나기 때문이다. 안정된 일자리 확보는 개인의 삶에서도 중요하지만 사회의 안정망 구축과 국가 미래 기반 구축이라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나가는 것이 우선 돼야 한다. 직업과 직장에 대한 구직자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일자리를 찾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차별 없는 기회의 균등 속에 공정한 경쟁을 거쳐 개인의 차이 발견을 통해 필요한 인재를 선발해야 한다. 취업하기까지 수도권대ㆍ지방대 구별 없이 어려움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지방대와 농어촌 지역 출신자들이 불이익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회의 균등과 더불어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다. 사회 양극화를 해소함에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은 소외계층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양적인 균등만이 아니라 질적인 균등을 위해서라도 특혜는 척결돼야 하지만 배려는 반드시 필요하다. 취업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 받아온 농어민을 비롯한 장애인ㆍ저소득층 등의 자녀들이 하루빨리 좋은 일자리를 찾아 자식농사에 성공한 부모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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