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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경색 방미 전에 풀기를

출범한지 두 달 남짓 밖에 안 된 노무현 정부가 벌써부터 국회 및 야당과 대립하면서 정국을 경색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 같은 정국 경색이 사소하다고도 할 수 있는 인사문제에 대한 노 대통령의 집착에서 비롯되고 있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노 대통령은 취임 후 야당 당사를 방문하고, 야당 총재와의 영수회담, 여야지도자와의 간담회, 여야총무와의 간담회 등을 적극적으로 가지면서 국회중시의 정치, 대화와 협력을 통한 상생의 정치를 다짐했다. 이 같은 대화를 통해 노 대통령은 야당이 요구하는 대북송금사건 특별검사법을 수용했고, 국회는 이라크 파병안을 처리한 외에, 국무총리와 4개 권력기관장 가운데 3개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순조로이 진행해 왔다. 정국경색의 발단이 된 국정원장 인사청문회만 하더라도 국회가 고영구 원장에 대해서는 `부적절` 의견을 낸 데 비해 서동만 기조실장에 대해서 `불가` 의견을 냄으로써 완곡하게 요구조건을 제시했다. 이를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의 침해, 국회의 월권으로 받아들인 노 대통령의 인식이 놀라울 뿐 아니라 서동만 기조실장 임명까지 강행한 것에서 국민들은 노대통령의 `오기`와 `독선`을 느끼고 있다. 노 대통령은 국정원을 개혁하기 위해 서씨를 임명했다고 밝혔는데 특정인이 아니면 개혁이 안 된다는 식의 발상이 바로 독선이다. 국정원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정보수집과 분석이라는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이다. 국회의 의견은 본연의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토록 하기위한 조언 정도로 간주됨이 옳았다고 본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노 대통령 스스로 국회의 의견표시를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에 대한 침해라고 인식하고 있는 대목이다. 국회가 권력기관장에 대해 인사청문회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역대 대통령들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며 인사권을 남용해 왔기 때문임을 누구 보다도 노 대통령은 잘 알 것이다. 대통령의 인사권은 국민의 위임을 받아 책임 있게 행사되어야 한다. 그 점에서 국회의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제한하기 보다 보완하는 성격을 지닌다. 노 대통령은 지난주 방송사 토론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국회의 국정원장 청문회에 대한 입장이 민심에 부합한다고 볼 수만도 없다면서 국민이 원하는 방향에서 해결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이 민심을 보는 기준이 이중적인 듯하나 제도화 된 대의기구인 국회가 여야합의로 낸 의견이라면 우선적으로 존중해야 할 민심이다. 노 대통령은 미국 방문이라는 중요한 정치일정을 앞두고 있다. 국정원이 대북문제의 전담기관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는 한미관계에도 연결돼 있다. 정치권은 방미 전에 이 문제에 대한 대승적인 타결을 이뤄야 할 것이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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