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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고유가에 영향 준 5敵' 지목
입력2005-12-21 16:03:53
수정
2005.12.21 16:03:53
이재용 기자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장관 등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현재의 고유가 사이클에 영향을 미친 5적(敵)을 소개했다.
이들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유가의 배후로 지목된 첫 번째 인물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차르(황제)’로 불리는 알리 나이미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장관이다.
OPEC의 실질적 리더인 그는 미국 중서부 원유 재고량 등 데이터에 기반한 공급조절 정책을 신봉했지만 단순한 데이터만 가지고 복잡한 원유시장을 진단하기는 무리였다.
실제 OPEC은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돌파한 지난 2004년 2월 공급과잉을 시사하는 데이터만 믿고 9% 감산 결정을 내렸다.
인수합병(M&A) 및 이익 증대에 혈안이 돼 유전개발을 소홀히 한 석유업계 경영진들도 고유가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존 브라운 BP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996년 경쟁업체를 잇따라 인수하며 석유업계의 M&A 열풍을 주도했지만 비용절감에만 주력한 나머지 유전개발 비용은 대폭 삭감했다.
베이징에 살고 있는 38세의 회계사 제이슨 유는 지난해 그동안 타고 다니던 자전거를 처분하고 3만3,000달러를 대출 받아 폴크스바겐 자동차를 구입했다.
이처럼 연소득 2만달러가 넘는 중국의 중산층들이 대거 자동차 구입에 나서며 세계 석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세계 원유 수요 증가분의 40%가 중국수요에 따른 것이다.
잘못된 전망으로 시장을 오도한 원유시장 분석가들과 정쟁에 휘말린 미국의 석유정책가들도 고유가를 부채질했다.
석유업계의 베테랑 분석가이자 은행가인 매튜 시몬스는 2003년 사우디의 원유 매장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며 대형 투자기관과 투기세력들이 원유시장에 뛰어드는 논리적 근거를 제공했다.
또 2001년 미국 정부의 에너지 정책 태스크포스로 임명돼 알래스카 유전 개발을 추진하다 환경단체와 민주당의 반대에 부딪혀 실패한 앤드루 룬퀴스트는 에너지 정책의 불확실성을 잘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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