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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 ‘8명의 여인들’

`즐거운 나의 집`을 연상시켜야 할 성탄절 아침. 남자라곤 유일한 가장 마르셀이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그때부터 각기 나름대로 꿈꿨던 성탄 아침의 기쁨은 사라지고 불신과 배신의 눈초리가 오고간다. 엄마는 비틀거리더니 급기야 실신 지경에 이르고, 휠체어에 의지해야 다닐 수 있었던 `앉은뱅이 할머니`는 갑자기 계단을 걸어서 올라간다. 늦잠에서 깨어나 눈을 비비던 막내딸 까뜨린느는 그야말로 어안이 벙벙하다. 10일 개봉되는 `8명의 여인들`은 상황과 캐릭터로 풀어내는 프랑소와 오종 감독 특유의 연출력과 프랑스의 내로라 하는 왕년의 스타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으로도 새해 영화보기 첫 스타트를 끊어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전설적인 여배우 다니엘 다리유, 60년대 전세계 남성의 연인이었던 `쉘부르의 우산`의 카트린 드뇌브, 그리고 드뇌브와 함께 프랑스 영화계의 `위대한 어머니`로 꼽히는 이자벨 위페르, `마농의 샘`의 엠마뉴엘 베아르 등이 신세대 스타들과 함께 신ㆍ구세대 연기 대결을 펼친다. 우선 각기 맡은 역할을 살펴보자. 우선 다니엘 다리유는 외할머니 역을 맡았는데, 자신의 채권을 도둑맞았다고 거짓말을 하는가하면 평상시와 달리 멀쩡하게 걷기도 해 식구들을 놀라게 한다. 카트린 드뇌브는 엄마 게비역을 맡았다. 남편의 동업자인 자크 파르두와 불륜의 관계다. 지난 밤 그와 떠나려고 준비해 놓은 가방이 침대 밑에서 발견되면서 궁지에 몰린다. 이모 오귀스틴역의 이자벨 위페르는 돈도 없고 미모도 딸리는 외로운 노처녀다. 형부에 대한 애절한 사랑과 증오의 모순된 감정이 섞여있다. 고모 피에레트역의 화니 아르당은 전직 스트립걸로 식구들의 따돌림을 받는다. 지난 밤에는 돈문제로 오빠의 방을 다녀가면서 하녀 루이즈(엠마뉴엘 베아르)에게 1만 프랑을 주며 비밀로 해줄 것을 부탁한 사실이 드러난다. 언니 수종역을 맡은 비르니지 르도와양은 성탄절을 맞기 위해 아침 새벽 집을 찾아온것처럼 방문했지만, 지난 밤 이미 아버지 방을 몰래 다녀갔다. 결혼 전 임신문제로 고민이 많다. 하녀 루이즈는 주인 마르셀과 5년간 밀애 끝에 얼마 전 하녀로 들어왔다. 차를 대접한다며 자정 무렵 주인의 방을 찾았다. 영화의 나래이터를 맡은 나 까트린느는 지난 밤 보지 않고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많이 보고 또 들었다. 세상에서 아빠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자부한다. 이 영화는 다분히 엽기적인 상상력이 재기발랄한 연출력으로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는 코믹추리극이다. 영화는 밤새 눈이 펑펑 내린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는 시골 외딴집에서 가장의 죽음을 둘러싼 8명의 여인들의 각기 다른 주장과 변명을 그려내고 있다. 그들이 살인사건에 연루된 용의자로 누가 범인인가를 알아 맞추는 것보다는 각기 연관된 인간관계로 풀어내고 있어 영화는 매우 즐겁고 유쾌하다. 가족의 감춰진 위선과 비밀이 한꺼풀씩 벗겨질때마다 폭소가 터지고 연기자들의 율동도 있어 이채롭다. 폐쇄된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어 한편의 연극무대를 보는 느낌이다. 올 성탄절도 예년과 같이 즐겁게 보내려고 도시에서 큰딸이 방문하면서 집이 왁자지껄해진다. 그런데 갑자기 아버지방에서 하녀 루이스의 비명소리가 난다. 아버지가 등에 칼이 꽂힌채 죽어있는 것이다. 놀란 식구들은 경찰을 부르려한다. 그러나 전화선은 끊겨있고, 자동차는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쌓인 눈 때문에 집안에 갇힌다. 그런데 갑자기 고모 피에레뜨가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아빠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전화를 쓴 사람은 누구며, 자동차는 또 누가 고장을 냈을까? 아버지의 죽을 둘러싼 식구들의 설전이 벌어진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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