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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현재 되짚어보는 시·소설 평론집

■나사로의 시학 ■폐허에서 꿈꾸다<br>(남진우 지음, 문학동네 펴냄)



시인이자 평론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남진우 명지대 문학창작과 교수가 시와 소설의 어제와 오늘을 되짚고 내일을 바라본 평론집 두 권을 나란히 내놨다. 각각 500쪽 내외의 두툼한 분량이 보여주듯 지금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문학에 던지는 그의 화두는 묵직하다.

12년 전 우리 시대 주요 시인을 다룬 평론집 '그리고 신은 시인을 창조했다' 이후 오랜 침묵 끝에 나온 터라 시를 논한 '나사로의 시학'은 더욱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왜 나사로일까. 나사로는 예수가 행한 기적 가운데 가장 놀라운 기적을 입은 자로, 죽어서 무덤에 묻힌 지 나흘이 지난 다음 다시 살아 돌아온 자다. 예수보다 앞서, 예수의 뜻에 따라, 죽음을 경유하여 다시 삶의 세계로 넘어온 존재. 남진우는 그러나 이후 성서에서 사라진 나사로의 침묵에 주목한다. "나사로의 침묵은 엄청난 말들로 들끓고 있는 침묵, 이 세상과 저세상의 비밀을 눈치채버린 자의 위험한 침목이며, 우리 시대의 시인이 바로 이 침묵의 지점에서 말하고자 하는 나사로의 후예들"이라고 말한다. 제1부 '낙원의 저편'에서는 황동규, 오규원, 신대철, 김혜순의 시 세계를, 제2부 '감각의 우주'에서는 박형준, 최정례, 유홍준, 조용미, 김근의 작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적 감각을 살핀다. 제3부 '투쟁과 관조'에서는 김남주, 김용택, 나희덕의 시가 품은 상상력에 주목하고 제4부 '알레고리와 상징'에서는 윤동주, 박목월, 김수영, 김종삼의 시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한다.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헤테로토피아'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소설 평론집 '폐허에서 꿈꾸다'에는 총 5부에 걸쳐 18편의 평론이 실려 있다. 저자는 미래를 향한 유토피아적 상상력으로 시작된 한국 근대 소설은 1990년대 들어서면서 인식의 전환을 이룬다고 평했다. 자본주의적 근대가 가져온 규율과 억압을 거부하고 대안적 공동체를 모색하려는 몸부림은 이청준의 '서편제', 박범신ㆍ김영하의 단편들, 김애란 등을 통해 표출된다고 분석했다. 박완서, 최인호, 황석영의 작품을 통해 저자는 좌절된 유토피아의 흔적을 확인한다. 반면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은 신자유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여과 없이 비추고 있다. 이청준의 '예언자', 박범신의 '겨울강하늬바람', 김영하의 '검은 꽃'에 대한 분석을 통해 남진우는 디스토피아로 나타나는 현시대의 악몽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투쟁과 대립 속에서 도출되는 헤테로토피아적 상상력은 자아와 타자, 현실과 허구의 이분법을 해체한다. 이러한 현상에 주목한 작가로 천운영, 편혜영, 황정은 등을 소개하며 쑤퉁의 '눈물', 하루키의 '1Q84'에 대한 깊이 있는 비평을 펼친다. 각각 1만 8,000원.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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