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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가을 날씨와 경제예측

요즘 날씨는 정말 종잡을 수가 없다. 예년 같으면 한여름 무더운 장마철인데 아침저녁엔 제법 서늘하다. 하늘도 맑은 것이 전형적 가을 하늘이고 서울 중랑천 둔치엔 코스모스가 피었다.기상청은 계절을 잊은 가을 날씨가 주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변덕스러운 날씨를 보면서 「기상청도 참 어렵겠구나」 하고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심정이 든다. 경제예측도 예상대로 안 가고 자꾸 엉뚱한 현상이 벌어진다. 얼마 전에 기상청에서 우산에다 「일기예보는 늘 맞는 것이 아닙니다」라는 글귀를 넣어 많이 돌렸다 한다. 경제연구소의 경제예측은 지난해 말에 한 것, 올해 초에 한 것, 지난 봄에 한 것, 최근에 한 것이 모두 다르다. 예측이란 것이 과거의 추세를 감안해서 내는 것인데 경제 패러다임이 달라졌는지 날씨처럼 종잡을 수가 없다. 옛날엔 경제전망을 1년에 2번 정도만 해도 실적과 별로 틀리지 않았는데 요즘은 거의 달마다 해야 한다. 그래서 어느 회의에서 『연구소 전망이 달마다 다르니 어찌 된거냐』는 핀잔을 들었다. 『죄송합니다. 요즘 연구소 일은 정확히 예상하기 보다 왜 틀렸는지 분석하기에 바쁩니다』 하고 말았다. 사실 할 말이 없다. 지난해 초만 해도 올해 성장률을 마이너스 2% 혹은 플러스 2% 정도라고 발표했는데 최근에 나온 것은 7% 가까이 된다. 계산상으로는 7%가 넘어 8% 가까운 숫자가 나온다 한다. 성장률 계산을 할 때 옛날엔 재고(在庫)라는 것을 별로 고려하지 않아도 됐는데 요즘은 7%선의 성장률 중 약 4% 정도가 재고 때문에 올라간 것이다. 경제 패러다임이 달라져 성장률의 의미가 달라진 것이다. 사실 최근의 성장률 상승은 주식시장의 활황세에 크게 힘입었고 그것은 바이코리아 등 펀드의 성공에 자극된 것이다. 경제학적으로 주식펀드가 그렇게 성공하여 경제를 끌어올리리라고는 예상하기가 어려웠다. 하기야 요즘 아시아의 기후변화는 히말라야 산맥의 얼음이 얼마큼 녹느냐에 달렸다는 신 학설도 나오고 있다. 경제변화는 워낙 복잡·미묘하여 학문적으로 인과관계를 푸는 덴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연구소들도 우산에다 『경제예측은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라는 글귀를 새겨 좀 돌려야 할 것 같다. 崔禹錫(삼성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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