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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한중 FTA 농업발전 기회로


한국ㆍ중국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1단계 중 6차 협상을 끝내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한중 FTA는 여타 FTA와 달리 2단계로 나줘 진행되는데 협상의 틀(모델리티)이 결정되는 1단계 협상이 매우 중요하다. 2단계는 모델리티에 기초해 일괄타결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정치적 타산을 떠나 인구 13억5,000만명에 명실상부한 주요2개국(G2)이며 연평균 8% 가까이 성장하는 중국은 누구에게도 매력적인 시장이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기도 하지만, 연간 교류인구가 640만명을 넘어 제주도나 남대문시장을 가면 중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작부체계와 주곡 등 식생활습관도 우리와 유사해 농업인들은 한중 FTA 협상결과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저가 중국산과 경쟁, 위기이자 기회

협상과정에서 주곡중심으로 양허제외품목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관세철폐율이 한EU 91.5%, 한미 98% 였는데 한중 양국 정상은 이번에도 높은 수준의 FTA를 주문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협상에서 양허대상품목을 일반품목군은 10년, 민감품목은 10년 초과해 관세를 철폐하고 초민감품목은 양허 제외, 관세할당(TRQ), 관세부분감축, 관세율 상한설정 등으로 보호키로 했지만 관세철폐기간을 늦추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본다. 신용카드 대금을 할부로 결제한다고 해서 빚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카드대금은 할부기간이 지나면 빚이 정리되지만 농산물은 관세기간이 지나면 완전개방과 더불어 입맛까지 빼앗아 가 버린다. 양허제외가 어렵다면 중국이 뉴질랜드와 FTA 체결시 채택한 중간심사제도의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불확실한 미래를 조금이나마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살처분과 매몰이 전국화됐던 2010년 구제역 사태를 생각하면 질병의 지역화 요구에는 경계해야 할 것이다.

농업인들은 사즉필생(死卽必生)의 각오로 일전을 준비해야 한다. 대상은 정부당국도 아니고 중국과의 화력전도 아니다. 13억5,000만 중국인과 우리 국민들의 입맛을 뺏기 위한 중국 농업인과 한판이다. 벌써 저가의 중국 농수산물이 범람하고 있는 터에 불 보듯 뻔한 미래를 보고 한숨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운명이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농산물과 기호식품을 파악하고 생산하기 위해선 주저할 시간이 없다. 네덜란드에 버금가는 우리의 농업기술, 사포닌 성분이 탁월한 인삼, 맛이 독특한 마늘과 대두, 친환경 과일과 축산물은 금방 따라올 수 없는 우리의 강점이다.



우리에겐 까다로운 일본 파프리카시장의 70%를 점유한 노하우가 있다. 지역별ㆍ계층별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겠지만 특히 우수고객층에게 양질의 농산물을 신선하게 공급하기 위해선 수확 후 처리기술, 저온저장고와 팔레트 출하 등 콜드체인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의 철저한 식품안전시스템도 큰 경쟁력 중 하나다. 최근 중국 여행객이 영국에서 분유를 싹쓸이해 뉴스가 된 바 있다. 중국 식품의 유통과정은 우리뿐만 아니라 자국민에게도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탁월한 품질검역기술과 위해요소중점관리제도(HACCP)ㆍ이력추적제ㆍ원산지표시제 및 철저한 브랜드 관리로 차별화를 계속해나가야 한다.

철저한 품질관리로 차별화해 나가야

농업을 기간산업으로 보지 않고 비교우위 경제로 보다간 훗날 크게 후회할 날이 올 것이다. 농산물을 자급하지 못하는 선진국은 우리와 일본밖에 없다. 농업의 피해는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품목별 개방시한이 1년부터 길게는 20년까지 돼 있는데 불과 1~2년 전에 체결한 한EU와 한미 FTA 성과를 지금 판단하는 것은 난센스다. 낙숫물에도 바위가 뚫리는 법이다. 중국은 세계 수출시장에서 1위 품목이 1,275개로 가장 많은데 우리의 주력 전자회사는 중국 화웨이에 ?기고 있으며 대표 농식품인 김치의 중국 수출은 지난해 한해 93.4% 급감했다. 정치경제의 산물이 아닌 장밋빛 미래를 여는 역사적 한중 FTA를 노심초사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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