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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이재영 사장·사진)가 지난해 금융부채를 7조2,000억원 줄인 데 이어 올해에도 2조원을 추가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과 이익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공기업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부채도 성공적으로 줄이는 공기업 경영정상화의 '롤모델'로 거듭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LH는 지난 2014년 매출 21조2,000억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 순이익 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6%, 영업이익 34%, 순이익은 1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70만가구 이상의 임대주택을 운영해 영업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업구조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었다.
2014년 말 기준으로 LH의 자산은 171조6,000억원, 부채 137조9,000억원, 자본은 33조7,000억원이다. 전년 대비 부채가 4조3,000억원 줄고 자본은 2조6,000억원 늘어 총자산은 1조7,000억원 감소했다. 매출증가로 부채와 자산은 감소하고 자본이 늘어나며 재무건전성이 좋아졌다.
LH의 재무구조 개선은 금융부채를 크게 줄인 덕분이다.
지난해 LH의 금융부채는 98조5,000억원으로 전년(105조7,000억원) 대비 7조2,000억원이나 감축했다. 2009년 통합 이후 매년 평균 7조6,000억원가량 늘어나던 금융부채가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1일 현재 LH의 금융부채는 96조5,000억원으로 올해 들어 1·4분기에만 2조원의 금융부채를 추가로 감축했다. 지난해 이후 9조원이 넘는 금융부채를 줄인 것이다.
LH 측은 판매증진을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사업방식을 다각화해 자체 사업비 부담을 줄이는 현금흐름 경영이 적중해 금융부채를 대폭 감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LH는 통합 이후 수입에서 사업비 등의 지출을 뺀 자금수지가 매년 적자였고 이에 따라 매년 채권 발행을 통해 사업비를 조달하며 금융부채가 계속 증가했다. 하지만 2013년 이재영 사장이 취임해 사채 동결을 선언한 후 지난해 수입은 최대화하고 사업비 등 지출은 합리적으로 조정해 6조5,000억원의 자금수지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LH는 현금수입 증대를 위해 총력판매체제를 구축하고 판매실적을 인사 고과 및 인센티브에 반영하는 판매경영계약을 체결하는 등 강력한 판매목표관리제를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판매실적은 27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늘었다. 이는 통합 이후 최대 판매실적이다.
사업비 부담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임대주택 리츠 방식을 적극 활용한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금융기관 등이 공동 투자로 설립한 리츠회사에 LH의 임대주택용지와 미분양주택용지를 매각하고 민간이 설계·시공을 담당하도록 해 자체 사업비 부담을 줄이면서 임대주택 공급은 늘리는 방식이다.
LH의 한 관계자는 "단기간에 경영정상화에 성공한 것은 번 돈 범위 내에서 쓰는 '현금흐름 중시 경영'을 적극 실천하는 한편 부채 시계를 통해 부채 문제를 대내외에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전 직원이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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