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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의혹 짐바브웨 대선 무가베 재선 성공

남부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로버트 무가베(89) 대통령이 부정선거 의혹 속에 재선에 성공했다. 이로써 지난 1980년 짐바브웨 독립 이후 33년간 대통령으로 재임한 무가베는 앞으로 5년 더 통치권을 유지하게 됐다.

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ZEC)는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무가베 대통령이 유권자 61.9%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승리했다고 3일 발표했다.

대선과 같은 날 실시된 총선에서도 무가베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이 전체 국회의석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무가베에 도전한 모건 창기라이 총리가 이날 대선 무효를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함에 따라 짐바브웨 정국불안이 예고되고 있다. 창기라이 총리는 이번 대선이 "국민 의지를 반영하지 않은 수치스러운 선거였다"며 자신이 이끄는 야당 민주변화운동(MDC)은 부정행위로 탄생하는 정부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부정선거 논란은 앞서 ZEC의 한 위원이 선거 진행방식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불거졌다. 선거감시 시민단체도 MDC가 우세한 도시 지역에서 유권자 등록과 투표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논란이 불거지자 일각에서는 짐바브웨에 2008년 대선 때와 같은 정국혼란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시 폭력사태는 남부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의 중재로 무가베 대통령-창기라이 총리 체제가 출범되면서 진정됐다.

짐바브웨에 선거 후폭풍이 몰아칠 조짐이 보이자 국제사회도 사태 악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정치권이 국민들에게 진정하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선거 과정에 심각한 결함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이해 당사자들은 폭력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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