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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SALE… 아웃도어 출혈 경쟁 신호탄 되나

밀레, 가을·겨울 신상품 반값 선판매 '초강수'

당초 선판매 계획 없던 업체도 할인폭 등 시행 여부 놓고 고심

당장 판매량 늘릴 수 있지만 '세일 덫' 빠져 수익구조 악영향

아웃도어 가격 불신 확산 우려도… 브랜드 차별화 등 새 전략 필요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18만8,000원의 올 가을·겨울 신상품 초경량 다운 재킷 '슈퍼 라이트 다운(사진)'을 9만원대에 살 수 있는 '반값 할인' 행사를 이달 말까지 진행 중이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아웃도어 업계는 여름 시즌이 한창인 8월 중 하반기 신상품을 미리 선보여 선판매하는 '얼리 버드'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지만 이번처럼 50%라는 파격 할인은 이례적이다. 밀레는 시장 선점 및 상반기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다른 브랜드보다 선판매 시기를 보름 이상 더 앞당긴 것과 함께 초강수 반값 할인 전략을 선택했다.

밀레의 파격 행보가 하반기 아웃도어 출혈 경쟁 점화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본격적인 하반기 영업이 시작하기도 전에 마진을 포기한 가격 정책을 폄에 따라 그 동안 주요 아웃도어 업계가 성장 정체라는 벽 앞에서 힘겹게 유지해 온 '제값 받기 정책'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아웃도어 업계는 백화점 할인 행사에도 불구하고 적은 할인폭을 유지하거나 '노 할인' 정책을 펼쳐 왔지만 올 여름 들면서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 여파에 따른 재고 부담에 줄줄이 할인 러시를 이뤘다.

경쟁 업체의 '반값 선 판매 소식'에 애초 선 판매 계획이 없던 기업들까지 선 판매와 할인폭 조율을 놓고 들썩이고 있다. A브랜드 관계자는 "소비자는 비슷한 기능의 아웃도어 제품이라면 싼 가격을 앞세운 브랜드로 시선이 쏠리게 마련"이라며 "경쟁사가 '신상품 반값 할인'이라는 강수를 두다 보니 선 판매 여부와 할인폭을 다시 한번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현재 센터폴, 코오롱스포츠 등은 각각 8월 중순과 말께 올해 가을·겨울 신상품에 한해 최대 30% 할인된 가격에 내놓는 선 판매를 계획 중이다. 라푸마도 이달 말까지 신상 다운재킷 30% 할인 선 판매를 진행한다.



그러나 상당수 업체들은 쉽게 할인율을 조정하거나 없던 선 판매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 판매 반값 할인이 당장 판매량은 늘릴 수 있지만 '세일의 덫'에 빠져 되레 수익구조엔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선 판매 '도미노 파격 할인'이 확산될 경우 업계 전체가 수익성 악화와 함께 또다시 성장 정체를 이어가는 악순환이 거듭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B브랜드 관계자는 "선 판매 목적이 다소 변질된 게 사실"이라며 "본래 선 판매는 가을·겨울 물량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 미리 어떤 제품을 소비자가 선호하는지 파악하는 차원의 '테스트 마켓'이었지만 이제는 매출 만회를 위해 사활을 거는 꼴이 됐다"고 자조했다.

특히 소비자의 가격 불신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할인율이 무분별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아웃도어 제품 정가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아웃도어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신상품을 반값에 내놓았는데 다음 제품을 정가에 주고 살 소비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걱정"이라며 "이러다가 아웃도어 가격 신빙성 문제로 퍼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털어놨다.

업계는 포화상태인 아웃도어 시장에서 서로 제 살 깎는 자충수를 둘 게 아니라 급격히 커진 체격에 버금가는 체력 단련에 나설 때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악수를 둘수록 업계 전체가 함께 덫에 빠지는 꼴이 될 수도 있다"며 "성장 정체기인 만큼 매출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브랜드 차별화를 꾀하는 등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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