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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자구 탄력 독자생존 발판 마련
입력2002-12-30 00:00:00
수정
2002.12.30 00:00:00
■ 채권단, 구조조정안 추인자회사매각 성사 잇달아… 건실한 재무구조 탈바꿈
하이닉스반도체가 어렵사리 독자생존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남은 과제는 구제금융(bailout)을 통해 생긴 현금흐름으로 하루빨리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축소, '돈 버는 회사'로 탈바꿈하는 것.
하지만 ▲ IT경기 회복의 지연 ▲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상계관세 제소 ▲ 선두업체와의 기술격차 등 '3대 리스크'의 극복은 여전한 숙제다.
▶ 독자생존을 위한 외형 찾아
이날 채무조정안은 도이체방크가 장고(長考) 끝에 내놓았던 구조조정안을 추인한 것이다.
하이닉스는 내년 2월과 3월 감자ㆍ출자전환 등의 과정을 거치면 자본금 26조원에 발행주식 52억주에 달했던 기형적 자본구조에서 벗어나 자본금 6조원에 4억4,500만주, 부채비율 70%대의 튼실한 재무구조로 탈바꿈한다.
내년(1조원)과 오는 2004년(3조4,000억원)에 도래하는 회사채 등의 채무상환에 대한 부담을 덜며 자금운용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여기에 이자감면 효과로 매년 1,800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 신규자금의 수혈 없이도 시설투자가 가능하다고 채권단은 판단한다.
채권단으로서는 채무조정만으로 차후 제 값에 팔 수 있는 가능성을, 하이닉스는 독자생존의 길을 찾아 매각 불가피론을 털어낼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소액주주들이 4대1 차등감자안을 고수해 주총 등에서 진통이 예상되지만 큰 흐름에는 변수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 탄력받는 자회사 매각
도이체방크가 '2006년 정상화'를 골자로 한 구조조정안을 내놓을 당시 대규모 채무재조정과 함께 권고했던 핵심 줄기가 비핵심 사업의 매각. 사실상 'D램 업체'로 바꾸라는 주문이었다.
다행스럽게도 결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자구책이었던 하이디스(LCD사업 부문) 매각이 성사된 데 이어 규모는 작지만 이미지퀘스트의 매각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
플래시메모리 사업은 세계 3위의 반도체 업체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 중이다. 유진공장도 팔겠다는 게 채권단의 심산이지만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예정대로라면 비핵심 사업과 유가증권의 매각을 통해 ▲ 2002년 4ㆍ4분기 5,010억원 ▲ 2003년 3,820억원 ▲ 2004년 1,090억원 ▲ 2005년 430억원 등의 현금이 유입된다.
▶ 잔존하는 3대 리스크
대선이 끝남에 따라 하이닉스 처리에서 적어도 '정치적 게임논리'는 없어졌다. 그러나 내외생 변수는 잔존한다.
가까이는 미국과 EU의 통상압력을 견뎌내야 한다. 정부 보조금을 둘러싼 이번 논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내년 8월 안에 상당한 풍파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더욱 관건은 반도체경기의 회복시기다. 시장 조사기관인 IDC는 본격적인 회복이 2004년 말께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램 산업은 올해에도 상당한 굴곡이 이어졌다. 대다수 업체들이 손실을 본 상황이다. 물론 삼성전자는 예외였다.
주력제품인 DDR 기술이 앞섰기 때문이다. 하이닉스가 DDR 부문에서 나름대로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선두업체에 비해서는 현저히 떨어진다.
'골드칩' 기술 등으로 따라잡는다는 복안이지만 상당한 규모의 추가 신규투자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채권단은 신규자금 지원을 극구 마다한다.
결국 방법은 하나, D램 경기가 살아나 돈을 번 뒤 이를 밑천으로 해 자력으로 신규투자에 나서는 길이다.
김영기기자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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