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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의 금요일'… 이집트 정국 첫 고비

무슬림형제단 등 親무르시 세력 주말 대규모 시위 예고<br>군부 총격으로 3명 사망…만수르 임시대통령 취임

이집트 임시대통령 취임

무혈 군부개입으로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이 붕괴된 뒤 수립된 이집트 과도정부가 4일(현지시간) 출범과 동시에 체제안정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곳곳에서 산발적인 소요를 일으키고 있는 무슬림형제단 등 무르시 지지세력이 이번주 말 ‘거절의 금요일’로 불리는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나서 과도정부 체제하의 이집트 정국은 당장 첫 고비를 맞게 됐다. 실제 5일 군부가 카이로에서 친(親)무르시 세력에게 총격을 가해 3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군부가 과도정부 수반으로 지명한 아들리 알만수르 헌법재판소장은 이날 임시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하고 본격적인 정부 구성에 돌입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지난 2011년 시민혁명의 길을 수정하고 바로잡을 책임을 국민에게 받았다”며 무르시 축출이 시민혁명의 연장임을 거듭 강조했다.

알만수르 임시대통령은 또 과도정부의 정당성을 거부하는 무슬림형제단에 대해 “이들 역시 국민의 일부로 국가재건에 참여할 기회를 주겠다”며 정국안정을 위해 반대세력을 포용하고 이집트의 분열을 봉합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과도정부는 대외적으로도 군부 재집권을 염려하는 미국 등 국제사회를 설득하며 사태수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하메드 카멜 아므르 이집트 외무장관은 이날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무르시 축출은 전체 국민의 의지였다”며 미국의 지지를 촉구했다. 그는 주요 국가 외무장관 및 카이로 주재 대사들에게도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메드 타우픽 주미 이집트 대사도 “이번 사태는 쿠데타가 아닌 ‘민중봉기’”라고 미국 정부와 언론에 적극 피력했다. 이에 대해 무르시와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해온 카타르 정부가 알만수르 임시대통령에게 취임축전을 보내면서 과도정부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처럼 알만수르 정부가 신속히 체제정비에 힘쓰면서 4일 이집트 증시는 전일 대비 7.3% 치솟았으며 7년물 국채수익률은 0.28%포인트 하락(국채 가격 상승)했다. 카이로 소재 국가기관과 기업들도 속속 문을 여는 등 경제는 한결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집트 전역에서 유혈충돌이 계속되면서 정국혼란에 대한 불안감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이집트 국영방송에 따르면 4일 하루 동안 무르시 반대파와 지지세력간 충돌로 전국적으로 최소 2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추산된다. 더욱이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해 무르시를 옹호하는 이슬람주의 세력은 5일 금요기도회 이후 거리에서 ‘거절의 금요일’로 명명한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혀 갓 출범한 과도정부의 안착에 첫 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집트군은 반대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을 와해시킬 목적으로 모함메드 바디에 의장과 카이라트 알샤테르 부의장을 검거하고 지도부 300여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신속한 사전 진압에 나섰지만 무슬림형제단은 강경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무르시 축출을 둘러싼 이집트의 분열양상이 자칫 내전을 부를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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