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소비 시즌인 중추절 연휴(9월6일~8일)에서 인천아시안게임(9월19일~10월4일), 국경절 연휴(10월1일~10월9일)에 이르기까지 대형 이벤트들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중국인 관광객, 이른바 '유커(遊客)'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의 근본적인 내수 침체 현상을 해결해 줄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2018년이면 '1,000만 유커 시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11년만 해도 222만명 수준에 불과했던 방한 중국인 규모가 올해 6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1,000만 유커 시대가 결코 허상은 아니라는 평가다.
점차 서막이 열리고 있는 유커 시대에 맞춰 시장은 이미 발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중국 인바운드 붐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은 연초 대비 114% (8월 28일 종가 기준)나 급등하며 200만원이 넘는 황제주의 자리를 꿰찼으며, 호텔신라 역시 85%나 상승했다. 파라다이스(48%), 산성앨엔에스(484%) 등도 중국 모멘텀을 등에 업고 상승세가 가파르다.
시장 전문가들은 방한 중국인 규모가 중국 가계의 소득 증대 등 구조적인 요인에 힘입어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 수혜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오두균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수년 안에 중국인 관광객 수는 서울시 인구수(2013년 기준 1,014만명)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제는 방한 중국인 관광객을 새로운 내수 주체로 인식하는 한편 방한 중국인 증가에 따른 중장기적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기업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우선 방한 중국인 관광의 첫 단계가 인바운드 여행인 만큼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 업체들이 유커 시대 개막의 수혜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폐쇄적인 서비스 산업의 개방 폭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어 여행업의 기회가 넓어졌다"며 "중국 내 여행사 설립 및 여행객 모집과 관련한 까다로운 규제들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파라다이스, GKL 등 레저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계적으로 확대 시행된 제주행 혹은 제3국행 환승 고객에 대한 72시간 무비자 체류 허용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용이해진 가운데 올해 7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비자 면제 범위의 단계적 확대 방안을 협의키로 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외국인 카지노의 실적이 지속적인 개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중국 인바운드 여행객들의 방문지역이 제주도와 강원도를 중심으로 다변화되고 있는 만큼 저가항공사를 보유한 AK홀딩스와 한진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실제로 강원도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72시간 체류 무비자 제도를 실시한 강원 양양국제공항 이용객(5월 말까지 집계)은 국제선 5만7,096명, 국내선 2만6,376명 등 총 8만3,47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6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원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말이다.
전종규 연구원은 "AK홀딩스는 저가항공사 1위 업체인 제주항공에 노보텔엠베서더 수원·홍대, 공덕호텔, 백화점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 인바운드 관련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있다"며 "한진칼은 지주 회사로서 저가항공 국내 2위 업체인 진에어와 KAL호텔을 거느리고 있어 운송·숙박에서 중국 인바운드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마지막으로 내수 소비주들이 유커 시대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의 소비 핵심 계층으로 떠오른 20~30대 여성의 소비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들이 소득 수준 대비 높은 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고, 심리적인 부가가치를 획득할 수 있는 품목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현정 SK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국내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내 여성비중이 56%로 확대되는 등 중국 여성이 소비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중국 여성 출국자 수와 구매력의 증가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면세유통 및 화장품 업종의 구조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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