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신흥국 통화 불안 … 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글로벌 파티' 끝나자 취약한 펀더멘털 드러내 … 도미노 위기 우려

구조개혁 외면·테이퍼링에 급속한 자금 이탈

"일부 취약국 해당 … 97년 위기 없을것" 분석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의 천문학적인 돈 풀기에 힘입어 가려져 있던 신흥국들의 민낯이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계기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위기의 진앙지가 된 아르헨티나만 하더라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구조개혁은 등한시한 채 원자재 수출에만 집중하다가 정치불안까지 겹치면서 외환위기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리스크·리셋 양대 R의 공포 몰아친다=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5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올해는 두 개의 R, 즉 리스크(Risk)와 리셋(Reset)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 개혁과 테이퍼링이라는 '기존의 위험'과 디플레이션이라는 '새로운 위험'이 그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통화정책 정상화와 모든 분야 구조개혁 마무리를 뜻하는 리셋을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아르헨티나·터키·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네시아 등 금융위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국가들의 문제점을 잘 말해준다. 연준의 테이퍼링 우려가 외국인 자금 탈출 우려가 큰 가운데 주요 원자재 수출 대상인 중국이 경기 둔화 조짐을 보이자 그대로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시장에서는 오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지난달에 이어 채권 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더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1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6(잠정치)을 기록하며 반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50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일부 신흥국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주 아르헨티나 통화 가치가 불과 이틀 사이 16%나 폭락한 충격으로 터키· 브라질·남아공·인도 및 러시아 통화들도 덩달아 급락하고 있다.

로게글로벌파트너스트의 마이클 간스케 신흥시장 수석은 "지난주 태국·칠레 등의 신흥국 통화를 팔았다"며 "중국이 딸꾹질을 하면 글로벌 경제나 수출주도 신흥국은 직격탄을 맞는다"고 말했다. 미 사모펀드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통상 테이퍼링이 '모든 악의 뿌리'라지만 그렇게 간단한 사안이 아니다"라며 "최근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은 취약한 내수 정책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더구나 일부 신흥국의 경우 정치 위기가 심화되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을 부르고 있다. 태국과 터키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정부 시위로 경제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인도·브라질·남아공 등 올해 대선·총선을 치르는 국가들도 집권당 패배가 예상되면서 정정 불안이 커지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는 없을 듯"=다만 아르헨티나 등 일부 취약국이 위기 징후를 보이고 있지만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중국 경기 둔화, 연준 테이퍼링 우려 등이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크고 정치 불안이 심각한 일부 취약국의 약한 고리를 건드렸을 뿐 나머지 국가들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하이타워스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매티아스 컬미 이사는 "외환 시장 불안이 전면적인 경제 위기로 확대되면 '금융전염'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아시아 위기 때와 비교하면 준비가 잘돼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아르헨티나 위기는 인플레이션, 보유 외환 고갈 등이 겹치면서 나타난 특수한 케이스라는 것이다. JP모건애셋매니지먼트의 니마 태예비 신흥국 통화 매니저도 "아르헨티나 위기가 다른 신흥국으로 전염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아직 신흥국에서 대규모 자금탈출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셔링 신흥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아르헨티나·우크라이나·베네수엘라 등 위기에 가장 취약한 나라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문제를 스스로 자초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24일 미 증시가 급락했지만 일부 신흥국 위기에도 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리버프론트인베스먼트의 로버트 글로니아 애널리스트는 "지금 미 연준의 정책 수정이 신흥시장을 얼마나 위협할 수 있는지 보고 있다"면서도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왝더독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