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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부품 사용 적다"며 영광3·4 울진3호기 계속 가동… 불안 증폭

[원전 위조부품 파문]<br>■ 원전 안전성 믿을 수 있나<br>"방사능 유출 물질과 관련없다" 강조 불구<br>'10년 부실' 몰랐던 당국 발언 신뢰 못해<br>핵심부품도 위조 여부 철저히 검증 해야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품질검증서가 위조된 부품이 지난 10년간 대량으로 공급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원전의 안전성에 관한 국민불안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원전당국은 방사성 물질 유출과는 전혀 관련성이 없다고 강조하지만 이 정도의 총체적 부실을 10년이나 몰랐던 당국이라면 어디서 어떻게 또 구멍이 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지식경제부는 일단 위조부품이 대량으로 사용된 영광 5ㆍ6호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위조부품 사용이 적다는 이유로 영광 3ㆍ4호기와 울진 3호기는 가동을 중단하지 않아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5개 원전에 7,700여개 위조부품 대량 납품=지난 2003년부터 올해까지 위조된 검증서를 통해 원전에 사용된 부품은 드러난 것만 237개 품목, 7,682개 제품이다. 재고 상태를 제외하고 실제 원전에 사용된 것은 136개 품목, 5,233개 제품이다. 위조부품이 사용된 원전은 영광 3ㆍ4ㆍ5ㆍ6호기와 울진 3호기 등 5개. 영광 5호기와 6호기에 각각 2,547개, 2,590개 등 98.4%의 위조부품이 사용됐다. 울진 3호기에 45개, 영광 3호기와 4호기에 각각 31개, 20개의 위조부품이 설치됐다. 고리, 월성, 영광 1ㆍ2호기는 위조부품을 납품 받기는 했으나 사용은 하지 않았다고 정부는 밝혔다. 한수원은 위조부품이 광범위하게 사용된 영광 5ㆍ6호기의 전반적 안전점검을 위해 이날 가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영광 3ㆍ4호기와 울진 3호기는 가동 상태에서 부품을 교체할 방침을 밝혀 원전 주변 주민의 불안감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조부품이 방사성 물질 유출과는 직접 관련성이 없다고 해도 이들 원전에서 또다시 고장 사태가 날 경우 당국에 대한 비판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부품 아니라지만…안전성 판단 아직 일러=위조부품은 퓨즈, 온도 스위치, 다이오드, 냉각팬, 압력조절기 등 일반 기계류에도 사용되는 것이다. 이들은 원전의 안전성 품목(Q등급) 1~3등급 가운데 3등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1~2등급 원전 핵심 부품 기능을 지원한다. 3등급의 경우 일반 산업용 제품이 원전에 설치될 수 있기는 하지만 원전에 사용해도 적합한 부품인지 품질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번에 스캔들이 터진 것은 일부 납품업체들이 해외 기관의 검증서를 위조해 국내 원전에 부품을 납품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해외 기관의 검증을 받기 위해서는 검증료가 필요한데 이 돈을 아끼려 업체들은 검증서를 조작했고 한수원은 이를 까맣게 몰랐다.

무엇보다 이번 위조 사건이 다 파헤쳐졌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전성 여부를 단언하기는 이르다. 3등급뿐 아니라 1~2등급 핵심 부품에서 부실이 없었는지 장담하기 어렵다. 원자력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원전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은 등급이 떨어져도 안전성과 관련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민간 합동조사위를 설치해 한수원의 조사 결과가 맞는지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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