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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메이커] 한국타이어 두 형제의 분투

형은 재계 M&A의 새로운 승부사로

동생은 타이어사업 글로벌화에 총력

조현식 사장

조현범 사장

●조현식 사장

한국타이어와 시너지 기대… 물류사업 인수에 승부수 던져

대우로지 인수의향서 등 제출

● 조현범 사장

외부 인사 영입 마케팅 강화 나서

내년초 美 공장 가동… 연산 확대

유럽-日 고급산·中 저가에 대항


'부진의 늪'에 빠진 한국타이어를 구출하기 위해 '두 형제'가 쌍끌이 전략을 펼친다. 장남인 조현식(사진 왼쪽)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은 '인수합병(M&A)를 통한 새 먹기리 창출'을, 동생인 조현범(오른쪽) 한국타이어 사장은 '타이어 사업 내실 강화'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그룹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한국타이어의 '타이어 사업' 부문을 지켜내는 동시에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통해 '신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M&A 승부사 맏형=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현식 사장이 이끄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최근 대우로지스틱스 예비입찰과 관련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지난해 12월 세계 2위 공조업체인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를 이끌었던 조 사장이 물류사업에 승부수를 던진 것. 그는 대우로지스틱스 뿐만 아니라 동부익스프레스까지 인수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해외 매출이 비중이 전체 매출에 80%가 넘는 한국타이어 특성상 물류회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실패로 돌아간 1조원대 KT렌탈 인수전 당시 사용하지 못한 실탄으로 두 물류회사를 모두 인수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우로지스틱스와 동부익스프레스의 인수 예상금액은 각각 2,000억원과 8,000억원대로 평가받고 있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인 탓이다.

한국타이어 내부에서는 두 회사 모두를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타이어 고위 관계자는 "조현식 사장이 평소 물류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타이어 판매·유통과 시너지를 낼 부분이 상당해 조 사장을 필두로 기획재정부문에서 분주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대우로지스틱스는 실사만 거칠 뿐 실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동부 쪽"이라고 말했다. "1조원의 거금을 들여 두 회사를 인수하는 것보다 하나의 회사로도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국내 종합물류기업 3위 동부익스프레스는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으로 매물로 나온 상태다. 지난해 46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사세가 회복되고 있어 한국타이어 외에도 신세계그룹, CJ그룹, 농협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큰 애정을 쏟았던 KT렌탈을 롯데그룹에게 내주면서 체면을 구긴 조현식 사장은 이번 물류사업 M&A를 통해 자존심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세계 2위의 공조업체인 한라비스테온공조(지분 19%)를 인수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조 사장은 이번 인수전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는 동생 몫=동생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를 글로벌 타이어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힘을 쏟는다. 최근에는 글로벌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해 현대차그룹 출신 서호성 마케팅본부 글로벌마케팅부문 전무를 영입했다. 조현범 사장은 서 전무 영입 이후 그의 방을 수시로 드나들며 마케팅 전략을 함께 고민 중이다. 해외시장에서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조 사장은 내년 초 미국 테네시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한국타이어의 '글로벌화'를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테네시 공장 설립으로 한국타이어는 현재 9,640만개에서 2017년 1억2,000만개로 대폭 늘어난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유럽·일본 고급 타이어와 중국산 저가 타이어 사이에서 고전 중인 한국타이어를 위해 마케팅본부와 경영기획본부를 총괄하는 조현범 사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외부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조 사장은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외부에서 3명의 임원을 영입하는 파격 인사도 함께 실시했다. 신세계 인터내셔날 출신 노기조 상무를 경영진단 담당으로, 두산 인프라코어 출신 강석원 상무는 경영운영혁신 담당을 각각 책임진다. 두산중공업에서 옮겨온 채수철 상무는 재무 회계 담당을 맡았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전무, 상무급 임원을 핵심부서에 4명이나 채용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한국타이어의 힘을 키우기 위해 외부수혈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결의가 느껴진다"고 밝혔다.

◇분할 승계 가속화하나=두 형제가 '투 트랙' 전략을 펼치는 것은 한국타이어를 이끌어온 타이어부문 사업이 부진한 탓이 크다. 한국타이어의 올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1.2% 줄어든 1조4,86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2,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나 줄었다. 환율문제를 비롯해 유럽과 중국업체 공세 속에 부진을 면치 못한 한국타이어는 지난 한 해 5.5% 줄어든 6조6,808억원 매출을 올렸다. 타이어부문과 비타이어부문에서 모두 성과를 거둬야 회사가 과거처럼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다. 특히 비타이어부문 확장은 두 형제간 승계 과정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비타이어부문이 커질 경우 타이어부문과 회사를 조현식·조현범 사장이 나눠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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