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교 3학년 성모씨는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 학교 도서관으로 향한다. 친구들과 취업 대비 시사ㆍ면접 스터디를 하기 때문이다. 매일 오전9시 학교 도서관 정문에서 사전에 약속된 학교 사람들과 만나 출석체크(?)를 한 뒤 각자 흩어져 저마다의 계획된 공부를 하고 저녁에 만나 밥을 함께 먹으며 또다시 출석체크를 하는 이른바 '생활 스터디'도 하고 있다. 성씨는 "방학인데도 오후가 되면 학교 열람실에서 빈 자리를 찾기 어렵다"며 "확실히 몇 년 전과는 사뭇 다른 방학 분위기"라고 말했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심화되는 취업난 속에 '방학 없는 방학'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방학을 맞아 해외여행이나 단기 연수, 자기 개발에 주력하는 학생이 많았던 반면 최근 몇 년 사이 방학 중에도 학교에 나와 계절학기를 듣거나 취업 준비에 몰두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실제로 대다수 대학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토익 스터디부터 시작해 면접 스터디, 자격증 스터디, 경제신문 스터디, 생활 스터디 등 다양한 학습 모임과 관련한 구인ㆍ문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대학생 김형기씨는 "특정 목표에 대한 집중적인 학습이나 준비가 가능해 방학 중에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며 "취업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나만 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 탓에 상당수 학생들이 스펙 쌓기용 대외활동을 하거나 아니면 학교에 와서 공부를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학생들이 방학을 취업 준비의 최적기로 생각함에 따라 각 학교들도 '방학 중 취업준비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제공하고 있다. 서강대는 학교 차원에서 방학 중 스터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스터디를 구성해 학교에 보고한 뒤 효율적으로 운영할 경우 문화상품권에서부터 현금까지 스터디 운영자금을 일부 지원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고학년을 대상으로 취업캠프를 개최해 모의 면접과 기업 분석, 동문 선배와의 만남 등을 주선할 계획이다. 건국대는 학생들이 4주 동안 합숙하며 영어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몰입형 외국어 능력 향상 프로그램'을 준비했으며 한국외대는 취업합숙캠프를 마련해 이력서ㆍ자기소개서 컨설팅은 물론 개인의 장단점 파악, 이미지 메이킹 등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 대학의 취업팀 관계자는 "학생들이 방학에는 학기 중과는 다른 인텐시브(intensive) 프로그램을 원하기 때문에 방학 몇 달 전부터 관련 프로그램을 계획하느라 정신이 없다"며 "방학 중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이것저것 문의하는 학생들을 보면 기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쓰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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