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인간은 유혹당하는가
■ 유혹의 심리학(파트릭 르무안 지음, 북폴리오 펴냄)=나폴레옹은 몇 달간 아내와 헤어진 뒤 두주 후면 도착할 테니 몸을 씻지 말고 기다리라는 편지를 날렸다고 한다. 아내의 몸에서 나오는 체취가 그에겐 피할 수 없는 유혹이었던 것이다. 프랑스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인 파트릭 르무안은 인문학, 동물행동학, 대중문화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사랑의 기본 메커니즘이 무엇인지 추적하고 있다. 저자는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등 오감이 유혹의 첫 열쇠라고 말한다. 피서 산장에 서린 청나라 흥망성쇠
■ 열하의 피서산장(웨난ㆍ진취엔 지음, 일빛 펴냄)=중국의 대표적인 작가 가운데 하나인 웨난의 최근작. 청나라 강희제ㆍ옹정제ㆍ건륭제의 피서산장에 얽힌 권력 암투 스토리. 열하는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나오는 지명이기도 하다. 피서산장은 청나라 강희제 때인 1703년 조성하기 시작해 옹정제를 거쳐 건륭제 때인 1790년 마무리됐다. 피서산장을 배경으로 청의 흥망성쇠가 잔잔하게 펼쳐진다. 감상적 민족주의에 경종
■ 남과 북 뭉치면 죽는다(서울대 행정대학원 통일정책연구팀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통일이 남과 북의 번영을 가져 올 것이라는 기대감은 감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대표 저자인 박성조 베를린 자유대학 교수는 독일의 예를 들며 통일이 꼭 경제적 성공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국가 경쟁력 세계 2위였던 독일은 통일 이후 오히려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저자들은 통일에 앞서 북한의 경제력과 생산력 등을 꼼꼼히 따져 본 후 명분 만의 통일론을 재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트렌드를 읽으면 미래가 보인다
■ 트렌드워칭(김경훈 지음, 한국트렌드연구소 펴냄)=지난 94년 ‘한국인 트렌드’를 내놓은 뒤 꾸준히 트렌드 관련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트렌드 전문가의 미래 분석서. 일시적인 유행 등 트렌드 화장발에 속지 말고 제대로 된 트렌드를 잡아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널려있는 정보를 뒤쫓지 말고 이를 지식과 지혜로 변환해야 한다.” 트렌드를 통해 미래를 한발 앞서 내다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한다. 파멸로 치닫는 결혼의 긴 여정
■ 디지털 포트리스(댄 브라운, 대교베텔스만 펴냄)=댄 브라운이라는 이름 만으로도 충분히 구미가 당기는 소설. 세계적 베스트 셀러인 ‘다빈치 코드’ ‘악마와 천사’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저자의 데뷔 작품. 미 정보기관 국가 안보국(NSA)과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주장하는 프로그래머 사이의 치열한 머리 싸움이 긴박감 있게 펼쳐진다. 디지털 포트리스는 누구도 해독할 수 없는 암호를 만드는 프로그램 이름이다. 다빈치 코드에서 보여진 암호 해독의 묘미가 이미 이 책에서부터 빛을 발하고 있다. 이번 소설의 매개는 모나리자가 아니라 줄리어스 시적의 암호박스다. 파멸로 치닫는 결혼의 긴 여정
■ 결혼의 변화(산도르 마라이 지음, 솔 펴냄)=아내와 남편 그리고 남편의 옛 여인인 가정부와의 뒤 엉킨 결혼 관계를 통해 인습과 제도에 얽매인 인간들의 실패한 사랑을 보여준다. 남편의 마음 속에 자신이 아니 다른 사람이 있음을 안 아내는 이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가정부와 재혼한 남편도, 신분상승에 성공한 가정부도 결코 행복하지는 않다. 헝가리 출신의 미국 망명 작자인 산도르 마라이가 보는 결혼은 사랑의 결실이기 보다는 제도적 환상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