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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노사정책 향배 '촉각'

재계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14일 기각결정과 관련, 대통령의 업무 복귀로 국정 공백이 중단된 것은 어려운경제환경을 감안할 때 환영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와 재계가 기업개혁정책 및 노사관련 정책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벌이고 있는 지금, 노 대통령의 `집권 2기'에서 정부내 경제개혁의 목소리가 더욱힘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는 우려의 눈길이 많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재계, 노사정책 향배 촉각 = 최근 정부와 재계는 지속적인 마찰을 빚어왔다. 특히 재벌계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제한이라는 초강수가 일부 재벌기업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할 때 비정규직과 노조경영권 참가 등의 문제는 모든 기업들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재계는 어느 때보다도 강한 목소리를 내왔다.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는데 대해 경제5단체장 공동 명의로 입장을 발표해 정규직 지상주의가 고용악화를 초래한다며 반대 입장을 공공연히 드러내는가 하면 경총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의 `독단'에 대해 유감을표명한 것 등이 바로 재계의 이런 입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재계의 강경한 반발은 일단 정부의 속도조절을 이끌어 내는데는 성공했다. 정부가 지난 11일 대통령 권한대행인 고 건 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안건 자체를 상정하지 않은 것이다. 주요 사안에 대해 `관계부처간 입장 차이를 조율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었지만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는 등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재계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 반영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한 뒤 사회 각 분야에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걸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제 분야에도 정부내 개혁세력을 중심으로 기업 및 노사문제에서 정부 정책이 `좌향 좌'로 흐르지 않겠느냐는 우려 때문에 재계는 향후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노사 핵심쟁점 내용 = 현재 노사관계 쟁점은 비정규직, 근로시간 단축, 노조의 경영권 참여 등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비정규직 문제에 있어 재계와 노동계의 입장차는 확연하다. 재계는 비정규직 문제는 과도한 임금수준에 해고도 어려운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 해제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통해 `인위적'으로 민간부문의 비정규직 문제에 영향을 끼치려 하는 것은 있을 수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노동자 상호간 배분이 아니라 특히 대기업이 나서 비정규직에대한 임금을 보전해 줌으로써 비정상적으로 낮아진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상시업무직에는 정규직을 사용하는 고용문화를 재계가 마련해야 하며이는 정부가 앞장 서서 공공부문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노동계의 생각이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 재계는 올 7월부터 주40시간제를 적용하는 사업장에서는단체협약 개정시 법개정 취지에 맞게 월차휴가 폐지, 연차휴가 조정, 연장근로 상한선 및 할증률 조정, 생리휴가 무급화 등의 내용을 반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는 이 모든 재계의 지침이 각종 개악 조치이며 근로기준법이 최저기준을 정한 것이라는 법 취지마저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노동조건 저하없는 주40시간 주5일 노동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조의 경영참가 부문에 있어서 재계는 경영자에게 경영권은 존중돼야 하며 투명경영을 위해 경영상황 일부를 노동자들에게 공개할 수는 있지만 이것과노조와 경영권을 공유한다는 것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며 분명한 선을 그은 상태다. 그러나 노동계는 기업 구성원들의 참여를 완전히 배제한 채 노동자의 의사에 반하는 기업정책은 오히려 노정관계를 악화시킨다는 주장이다. ◆ 노사관계 전망 = 재계 일부에서는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기각 후 노사정책에 대한 정부의 개혁기류가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한 고려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관측도 내놓고 있다. 경총의 한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운 만큼 노동계의 요구만을 수용하는 쪽으로제도개선이 이뤄지게 되면 기업활동이 어렵다는 점이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홍재형 정책위의장이 재벌계 금융회사의 의결권 축소문제에 대해 "공정위가 추진하는 방향이 맞다"면서도 "다만 적대적 M&A와 기업투자 환경조성 문제등이 있는 만큼 속도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속도조절 의사를밝힌 만큼 이같은 기류가 노사 문제에서도 적용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기대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재계는 공정위와 금감위 등을 주축으로 한 정부내 개혁세쩜?목소리가 더욱 힘을 받을 것이며 이러한 분위기가 노사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데에 우려하는 분위기가 더 강한 것이 사실이다. 또 다음달에는 민주노동당이 등원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게 됨에 따라 더욱힘겨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노당이 원내에 진출해 추진할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인데다 근로시간 단축과 대우종합기계의 노조 지분참여 사안에 있어서도 노동계의 입장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열세' 분위기를 의식한 듯 경총을 중심으로 한 재계는 앞으로 각종 노사간 쟁점사안에 대해서는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정부의 `인위적' 개입은 바람직하지않다는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명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의 김영배 상임부회장은 "대통령의 업무 복귀로 경제정책의 혼선이 중단될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최우선 과제는 경제살리기임을 고려해 정부가 국회에만 의존하지 말고 책임있는 자세로 현명한 판단을 내릴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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