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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에드 마이클스는 “채용 전략을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혁신하라”라고 조언한다. 한마디로 인재가 발견되면 경쟁기업보다 빨리 자사의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마이클스는 그의 이 같은 생각을 고스란히 담은 저서 ‘인재 전쟁(The war for talent)’을 통해 향후 10년간 기업들의 인재 관리가 각각 60년대와 80년대 일어났던 마케팅과 품질관리 혁명 만큼이나 진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국적 기업체 A사. 이 회사는 최근 통신부문의 핵심인재로 분류되는 인물정보를 접하자마자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거의 동시에 전세기를 띄워서 핵심인재의 신병을 확보, 영입작업을 진행시켰다. 마치 007영화를 방불케 하는 이 모습은 가상의 두뇌사냥 장면이지만 현재 글로벌 초우량 기업들마다 이에 버금갈 정도로 ‘스타급 천재’를 모시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핵심 인재 영입 시스템은 마이클스의 예견처럼 급속히 진화하고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내노라 하는 대기업들은 이제 전사적인 인재등용 시스템을 갖춰놓고 있다”며 “이들은 아예 상시전담팀을 마련해 해외 명문대학 등을 중심으로 헤드헌팅작업을 하고 있고, S(super)등급에 해당하는 거물급 인사 유치에는 CEO급 인사들이 직접 나서기도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희국 LG전자 사장(CTO)은 올초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가 끝나기 무섭게 LA 인근 세리토스로 달려가 `LG 테크노 콘퍼런스'를 열었다. LG전자는 이곳에서 R&D 부문을 강화시킬 수 있는 핵심인재들을 입도선매했다. 삼성전자는 아예 인재 유치 테스크포스팀을 상설로 운영, 미국에선 상ㆍ하반기 1회씩, 유럽에선 1년 1회씩 명문대를 돌며 헤드헌팅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 법인장들은 통상적인 업무 이외에도 현지 핵심인재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가 됐을 정도로 전사적으로 인재 모시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는 1명의 천재가 만명을 먹여살리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이건희 회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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