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금요발언대] 산자부 안세영 총괄과장
입력1999-01-28 00:00:00
수정
1999.01.28 00:00:00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를 선두로 남부 13개 주가 미합중국에서 떨어져 나갈 때 링컨 대통령이 주지사들에게 5만의 병력을 동원 요청하면서 내린 징집기간은 불과 몇개월이었다.전체의 산업생산력이 뉴욕주의 4분의1 정도에 불과한 남부 분리주의자를 3개월이면 충분히 굴복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남북전쟁은 결과적으로 5년을 끌었다. 이 전쟁은 우리가 흔히 알듯이 숭고한 노예해방을 위해 시작된 것이 아니다. 남과 북의 경제적 존립기반이 서로 너무나 달랐기 때문에 벌어진 전쟁이다.
북은 선진 영국에 대응하여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제조업을 보호하길 원한 반면, 농업사회인 남은 면화를 유럽에 수출하고 질 좋은 공산품을 수입하기를 원했다.
쉽게 말하면 북은 보호주의를, 남은 자유무역주의를 원한 것이다. 북의 승리로 미합중국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 강력한 자국산업 보호육성책에 의해 빠른 속도로 선진 영국을 따라잡아 미국은 20세기들어 명실상부한 세계 경제대국이자 자유무역의 수호자로 변신하였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신대륙 발견후 스페인이 제조업을 등한시하고 중상주의에 혈안이 되어 있을 때 영국은 양모를 가공 안하고 수출한 자를 체형에 가할 정도로 모직공업의 보호 육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역사를 뒤돌아 보며 우리가 얻는 교훈은 자유무역과 산업보호는 시대적 상황과 해당국의 경제발전 단계에 따라 상대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자유와 보호 사이에는 절대선과 절대악의 개념이 없기에 후발국은 자국 산업의 발전단계와 대외여건에 따라 신축성있게 정책을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날과 같은 경제국경이 사라진 지구촌 경제시대에 후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의 패러다임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국내 산업의 보호육성을 위한 정책수단이 거의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무엇이 국민기업이고 국내산업인가 자체가 구별하기 힘들어졌다. 따라서 우리가 할 일은 새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