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랑들의 해외 진출 지역이 다변화되고 있다. 지금까지 해외에 진출한 국내 화랑들은 대부분 중국 예술특구인 따산즈, 지우창, 차오창디 등 베이징 지역을 중심으로 둥지를 텄지만 최근에는 상하이와 특히 일본에 지점을 여는 화랑이 등장하면서 한국 미술계의 해외 진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는 최근 중국 컨템포러리 아트가 세계 미술계로부터 주목을 받으면서 베이징의 예술 특구 임대료와 인건비 등 투자비가 대폭 오름에 따라 해외 시장 진출을 계획하는 화랑들이 새 장소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특히 일본은 한국과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품가격이 저렴하고, 침체됐던 일본 미술시장이 살아나고 있어 진출하기 좋은 시기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최근 일본 작품에 대한 국내 미술시장의 수요도 일본 진출을 촉진시키는 요인이다. 지난 8월 선컨템포러리에서 열린 ‘저패니즈 컨템포러리’에서는 출품작들이 매진됐으며, 금산갤러리 일본작가 그룹전에서도 시노 고레이코, 가와구치 나나코, 나카무라 가즈미 등 일본작가들 작품이 첫날부터 매진되는 등 일본 작품이 국내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헤이리에 위치한 금산갤러리는 오는 14일 일본 도쿄 니혼바시에 150㎡(약 45평)규모로 금산 도쿄를 개관한다. 첫 전시로 국내작가 김준의 개인전을 마련했다. 황달성 금산갤러리 대표는 “비슷한 수준의 작가인 경우 일본 작가의 작품 가격이 중국작가의 4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싸다”며 “중국과 한국 등의 영향으로 일본 미술시장이 살아나고 있어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좋은 가격에 팔 수 있는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한편 청담동 샘터 갤러리의 경우는 베이징 대신 상하이를 택했다. 지난 4일 상하이 화랑가 모간산루에 333㎡(약 100평) 규모로 전시장을 마련하고 중국작가 기획전을 열었다. 엄중구 샘터갤러리 대표는 “전통적 정치도시인 베이징보다 상업도시인 상하이가 오히려 미술시장 발전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모간산루는 중국화랑을 비롯해 세계적인 갤러리의 진출이 더욱 가속화하면서 새로운 예술거리로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하이ㆍ도쿄 등에는 세계 미술계 전문가들이 빈번하게 찾아와 국내 작가들을 국제무대에 노출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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