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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상] 긴박했던 마지막날 협상 시간대별 스케치

긴장·혼선의 연속…협상장 '폭풍전야'

[한·미 FTA 협상] 긴박했던 마지막날 협상 시간대별 스케치 긴장·혼선의 연속…협상장 '폭풍전야' 이재철 기자 humming@sed.co.kr 운명의 3월3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마지막 협상이 진행된 이날 서울 하얏트 호텔 협상장과 청와대ㆍ정부청사는 모두 긴장에 휩싸여 있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차분함을 잃지 않았던 우리 측 협상단조차 한미 FTA 최종 협상일이라는 중압감을 벗어나지는 못한 듯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 대부분의 협상단들이 시종일관 상기된 표정으로 협상장 안팎을 분주히 오갔다. 협상 마지막날을 정리한다. ■(8:20 am) 김현종 본부장 등 청와대 향해 노무현 대통령이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기 50분 전.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상기된 표정으로 하얏트 호텔을 나섰다. 그의 뒤를 이어 김종훈 수석대표가 동행길에 올랐다. 협상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해 미리 청와대로 출발한 것. 지난 4일간의 최종협상 결과를 손에 들고 떠나는 김 본부장의 표정엔 긴장감이 역력했다. 노 대통령은 전날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전격 전화통화를 통해 협정 체결에 대한 양국의 의지를 확인한 터였다. ■(10:45 am) 이혜민 단장 "협상 아직 유동적" 대다수의 언론이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 전화접촉 등을 근거로 협상 타결을 낙관하는 보도를 잇달아 내보내자 우리 측 협상단이 서둘러 진화(?) 작업에 나섰다. 평소 형식적 대답만 하고 기자들을 뿌리치는 이로 유명한 이혜민 기획단장이 총대를 멨다. 10시30분께 "10분 후 간단한 브리핑을 하겠다"며 긴급하게 호텔 내 기자들을 소집한 것. 협상장에서 잠깐 내려온 이 단장은 짧게 두 문장만을 얘기하고 도망치듯 협상장으로 다시 올라갔다. "현재 협상은 '유동적'이다. 오늘도 양측이 적극적으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순간 기자들 사이에서는 '유동적'이라는 말의 진의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술렁였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언론 보도가 협상 타결을 너무 낙관하는 식으로 나가고 있어 사실과 다르다는 측면에서 유동적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귀띔했다. ■(11:40 am) 기나긴 대통령 보고 김종훈 수석대표가 호텔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통령 보고를 위해 떠난 지 3시간20분 만에 돌아온 것.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 청와대까지의 왕복 이동시간을 감안하더라도 최소 1시간30분 이상 보고가 계속됐음이 분명했다. 이후 12시가 넘을 때까지 김현종 본부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호텔 내 협상단 지휘를 위해 김 수석대표만 먼저 보낸 채 김 본부장의 대통령 보고는 계속됐다는 의미다. 호텔 앞에서 마주친 김 수석대표의 얼굴은 역시 호텔 문을 나설 때보다 더 상기돼 있었다. "대통령 보고 잘됐냐. 오후 협상 전망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김 수석대표는 못 들은 체하며 경호원 3명의 호위를 받고 호텔 1층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12:00 am) 배종하 농업분과장 "클라우더, 꿈이 너무 크다" 배종하 농업분과장이 오전 협상을 마치고 내려왔다. 다른 분과장에 비해 기자들에게 비교적 많은 말을 해주지만 '코멘트의 영양가는 높지 않다'는 평가가 붙어 다니는 그였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배 분과장도 다른 모습이었다. "클라우더가 너무 꿈이 큰 것 같다"며 미측을 향해 강력한 코멘트를 날린 것. 그는 쌀과 오렌지 등 초민감품목에 대해서는 오전 협상에서도 의견차가 상당하다며 "미측 분과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협상을 같이 해와 한국 상황을 잘 이해하는데 협상에 참가한 지 얼마 안 된 클라우더 미 무역대표부 농업담당 수석협상관이 아직까지 협상의 흐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6:00 pm) 관계장관 청와대 집결 협상 데드라인이 임박하면서 FTA 관련 장관들도 비상이 걸렸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의 대외경제장관회의가 오후4시 청와대에서 비공개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는 하얏트 호텔에서 이뤄지고 있는 주고 받기식 논의에 대한 범부처 정보 공유와 평가, 해당 부처의 최종 입장 정리, 남은 협상 시한 동안 타결을 위한 대응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개최 1시간 전에는 미측이 협상 시한을 당초 우리 시간으로 4월1일 오전7시에서 하루 더 연장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져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는 등 마지막까지 긴장과 혼선이 끊이지 않았다. ■(20:00 pm) 밤샘 끝장협상 시작 협상 마감까지 남은 시간은 11시간. 협상장에 나타난 이재훈 산업자원부 제2차관의 표정에 여유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섬유 분야는 양국간 의견차가 상당히 좁혀진 상태라지만 농업 분야는 여전히 안개 속이었다. 밤샘 끝장협상의 대미는 최종 장관급 협상. 이 테이블에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수석대표, 캐런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 부대표와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가 참석했다. 김 본부장은 이미 청와대에서 내려온 최종 협상안을 품에 안고 '타결 혹은 결렬'이라는 운명을 향해 밤 늦게까지 마지막 전력질주를 했다. 입력시간 : 2007/03/3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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