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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논현동 D고시원 살인사건의 피의자 정모(30)씨는 22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시인하며 거듭 “잘못했다.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씨는 “2005년에 회칼 등을 사서 살인을 준비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실행에 옮기지 못했고 한때는 자살도 생각했지만 그마저도 못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정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밀린 고시원비와 휴대전화 요금, 벌금 등을 낼 돈이 없어 ‘이렇게 살면 뭐하나’ 하는 생각에 범행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정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3시부터 최철환 영장전담 판사의 심리로 비공개로 열렸으며 정씨가 모든 혐의를 순순히 인정함에 따라 20여분 만에 끝났다. 정씨는 범행 수법 등 혐의 내용을 묻는 최 판사의 질문에 답변 대신 나지막한 목소리로 “잘못했습니다. 반성하고 있습니다”라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이에 앞서 정씨는 법원으로 떠나기 전에도 경찰서 입구에서 심경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죄송하다. 할 말이 없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검은 모자를 쓰고 아래위로 검은 옷을 입은 정씨는 수갑과 포승줄에 묶인 채 시종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정씨는 지난 20일 오전8시15분께 강남구 논현동 D고시원에 있는 자신의 방 침대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인 뒤 대피하려 복도로 나오는 투숙자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6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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