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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도 이제 '부의 상징' 최고 1억원
입력2005-10-27 07:12:30
수정
2005.10.27 07:12:30
세계 휴대전화 업계 초고가폰 바람…노키아 '베르투 폰' 기능은 단순
휴대전화가 롤렉스 시계처럼 본연의 기능보다는 자신의 지위를 드러내는 '상징물'로 변화하고 있다.
이것은 최근 세계 시장에 거세게 불고 있는 '저가폰' 바람과는 정반대의 움직임으로 향후 세계 휴대전화 시장이 손목시계의 예처럼 저가와 고가의 각기 다른 방향으로 끝없이 발전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노키아는 고급 휴대전화 개발 자회사인 베르투를 통해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수제 최고급 모델 200대를 이번주부터 선주문한 고객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베르투 제품중 가장 싼 모델은 5천302달러(한화 약 560만원)이고 백금의 키패드가 8캐럿의 다이아몬드와 루비 등으로 장식된 최고급 모델은 8만8천300달러(9천324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가격에 비해 기능은 단순하기 이를 데 없다. 그냥 통화만 되는 정도다.
최고가 제품조차 그 흔한 카메라도 장착돼 있지 않고 보증기간도 1년에 불과하다.
현재의 2세대 GSM(유럽통화방식) 서비스가 끝나고 3세대로 넘어가면 업그레이드도 되지 않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골동품'이 될 운명이다.
그러나 베르투의 제품을 사는 사람들은 '골동품'이 빨리 될수록 오히려 좋아할지도 모른다.
한국, 일본, 중국 출신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진 이 제품의 고객들중 많은 사람들은 '베르투 폰'을 투자 목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데이비드 베컴, 기네스 팰트로, 브래드 피트 등 유명인들과 사우디의 왕족들도 '베르투 폰'을 소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삼성전자[005930]도 지난 6일 영국 런던에서 뱅앤올룹슨(B&O)과 함께 공동으로 소비자 가격 1천유로(약 125만원)의 고가 휴대전화 세린(Serene)을 출시했다.
세린은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판매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기능보다는 디자인과 고급이미지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베르투의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이밖에 모토로라도 조만간 세계적 빅히트 모델인 '레이저폰(V3)'의 순금 버전을 한정 제작해 판매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는 등 '극소수를 위한 초고가폰' 시장은갈수록 달아 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전화가 현대인들의 필수품이면서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장식품의 역할도 하고 있다"면서 "이런 점에서 휴대전화를 부와 명예, 지위 등을 상징하는 도구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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