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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은행과 토종은행들간에 금리 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씨티은행과 HSBCㆍSCB에 이어 외환은행까지 파격적인 신용대출 상품 발매에 들어가 국내 금융시장 공략을 본격화함에 따라 토종 은행들이 특판예금 판매, 대출상품 금리인하에 이어 기존 우수고객에 대한 우대금리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국내은행 가운데 최저금리 수준인 연 7.3%의 금리를 적용한 무보증 신용대출 상품인 ‘리더스-론’ 판매에 들어갔다. 이 상품은 재직기간 6개월 이상인 25~60세의 우량기업 임직원, 공무원,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최대 5,000만원까지 융자해주는 파격적인 조건. 이는 경기가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면서 신용불량자 문제 등이 어느 정도 해소되자 외국계가 ‘신용대출 시장’ 장악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은행도 그동안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신용대출 확대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맞선 국내은행들의 ‘기존 고객 지키기’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거래실적을 기준으로 분류한 우수고객 3만명을 선정, 지난 1월부터 이달 말까지 일반 예금금리보다 0.5%포인트가 높은 가산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특별판매 예금이 아닌 특정 우수고객에게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마케팅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은 7일 KOSPI200지수와 골드지수에 연동하는 KB리더스 정기예금에 가입한 고객이 가입금액 범위 내에서 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경우 최고 4.1%, 양도성예금증서(CD)를 매입하는 경우 최고 4.15%의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마케팅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지난주 말 최고 4.3%의 금리를 적용하는 CD 판매에 들어갔다. 우리은행도 7일부터 두 자녀 이상 가정에 0.1%포인트, 타행대출 상환시 0.2%포인트 등 최대 6가지로 최고 0.3%포인트까지 금리를 낮춘 ‘아파트 파워론’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이 대주주인 은행과 국내은행간의 경쟁이 예금부터 대출까지 전방위로 확대되는 등 금융대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라며 “이 같은 경쟁이 금융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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