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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엔저에 'J커브 효과' 시작됐다

車·반도체 등 수출개선 뚜렷… 저유가로 에너지 수입액 급감

무역수지 33개월만에 흑자전환… 닛케이도 15년만에 2만선 돌파

물가상승률 목표 인하 검토에 연내 엔화가치 추가 하락 가능성



엔화 가치 급락에도 꿈쩍 않던 일본의 무역수지가 33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아베 신조 정권 출범 전부터 시동이 걸린 가파른 엔저에도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해 '아베노믹스'의 오랜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돼온 무역수지가 지난달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며 마침내 'J커브'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J커브 효과란 환율이 상승(통화가치 하락)하면 초반에는 무역수지가 오히려 악화하다 상당 시간이 지난 뒤 개선되기 시작하는 현상을 말한다. 금융시장에서는 올 들어 주춤했던 엔저 흐름이 다시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해외 시장에서 '메이드 인 재팬'의 공세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 재무성은 22일 지난달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가 2,293억엔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이 무역흑자를 낸 것은 지난 2012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엔저를 통한 수출회복 정책을 펴온 아베 정권 들어서는 첫 흑자다.

저자 탈출의 견인차가 된 것은 달러당 120엔 안팎에서 안정적인 약세를 보이는 엔화 가치와 유가 약세다. 엔저로 가격경쟁력을 회복한 일본 제품 수출이 2년여 동안 서서히 회복된 것과 맞물려 저유가로 올 들어 에너지 수입액이 급감한 것이다. 지난달 일본의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8.5% 증가한 6조9,274억엔을 기록한 반면 수입액은 14.5% 줄어든 6조6,981억엔에 그쳤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으로부터의 원유 수입액이 전년동월 대비 50.7% 급감했으며 한국산 석유제품 수입액도 38.5% 줄었다.

급격한 수입감소 못지않게 지난 2년여 동안 엔저에 힘입어 저력을 키워온 일본 제조업체들의 수출개선 효과도 눈에 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적 수출효자 산업인 전자부품 업계의 2014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수주액은 대형 6개사 기준으로 사상 처음 5조엔을 돌파했다. 실제로 지난달 수출증대를 견인한 것은 대미 자동차 수출과 베트남·중국 등지로의 반도체 부품 수출이었다.

엔저가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이어 무역수지 개선 효과까지 보이기 시작하자 증시도 화색을 띠었다. 이날 도쿄증시에서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224.81포인트(1.13%) 오른 2만133.90으로 마감, 종가 기준으로 2000년 4월14일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2만 선을 돌파했다.



물론 무역흑자가 장기 추세로 굳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본 재무성은 경기가 둔화하는 중국과 그리스 디폴트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유럽에서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역흑자가 정착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연내 엔화 가치가 또 한 차례 가파른 추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이 같은 대외악재를 어느 정도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 CNBC는 일본은행이 30일 발표하는 '전망 리포트'에서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의 1%에서 0%대 후반으로 하향 조정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재 달러당 119엔대에 머물고 있는 엔화 가치가 연말까지 달러당 130~140엔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이날 보도했다.

다이이치생명연구소의 후지시로 고이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2015년까지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겠다던 당초 목표를 사실상 포기함에 따라 추가 양적완화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이 경우 올해 말까지 엔화 가치가 달러당 130엔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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